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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숙한 눈짓/뜨락...

by 비닮은수채화 2022. 10. 13.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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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로 온 선물

 

 

근래 시집 선물을 자주 받는다.
시집만 보면 제일 먼저 챙겨주고픈 카친 벗 수채화라고 하시던
경주 예사랑 천연염색공방 대표이신 천성순 작가님이 보내주신
진란 시집 '슬픈 거짓말을 만난 적이 있다'
그리고 지금 머무는 문학카페에 계시는 청심 제성행 시인님의  시집 '가슴으로 듣는 노래'이다.
시집만 보면 제일 먼저 챙겨주고 싶다는  말에 목젖이 아린다.
얼마나 고마운 마음인가
그리고
 시집을 엮으려면 얼마나 피와 땀과 고뇌가 서린 것인가
 시집을 내게로 보내주신  고마움에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할지...
사실은 그분이 카페에 시를 올리실 적마다  필사를 하곤 했다.
감성에 결이 맞다고 해야 할까
어찌 내 맘을 알고 이리 보내주셨을까 참으로 감동이다.

 

슬픈 거짓말을 만난 적이 있다

 

진  란

 

 

하루 종일 하늘이 무거웠다

먹구름이 잔뜩 물을 들이켰는지

한낮도 한밤중 같았다

바람이 세차게 불기 시작하고

창문을 마구 흔들어 덜그럭거렸다

문이란 문을 죄다 닫아걸었더니

틈을 찾는 바람의 울음이 휘잉 휘이잉

그 안에 내가 있는 것을 안다고

불온한 목소리로 흔들어댔다

들판에 배곯은 승냥이 울음 같은

사랑이 두려웠다

이름을 불러가며 빙빙 도는데

나는 여기 없는 척 숨을 죽이고

악착같은 네 사랑을 믿지 않았다

 

 

여름밤의 유혹 

 

                           청심 제성행

 

금이 간 가로등

더운 단내를 깜빡이고

 

어둠을 빗질하듯

별빛은 쏟아지는데

 

깨끔발로 피하려 해도

피할 수 없어 기댄 사랑

 

사랑의 예민한 촉수는

다가갈수록 아픔을 준다.

 

여름밤의 유혹은

타오르는 불꽃이 화려하지만

 

불나방에게

내일은 약속되지 않았다

 

혼절한 가로등 아래

귀로 읽는 밤벌레의 울음

 

어둠을 은폐한 거미 한 마리

끈적한 유혹의 덧을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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