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화 (비닮은수채화) 2019. 11. 9. 22:14

 

무뇌에 먹물 흩뿌리기

 

퇴근길에 정육점에 수육 거리 사다가

커피 굵은소금 된장 각 한숟갈 넣고

양파랑 마늘 한줌 파 한줄기 때려넣고

먹다남은 소주도 ᆢ

가스불에 올려두고

따끈한 물 받아 족욕하면서

아주 오오오~'랫만에 단편소설 무진기행을 읽어보았다

침 바르며 책장을 넘기며

난 어느 새 소설속의 주인공인 남자가 되어

자부룩한 안개속을 거닐어본다

 

수육이 다 됏다고 알람이 울린다

맘결에 차오르던 안개를 걷고

예쁘게 썬 수육과 술 한잔들고

티비 채널 돌리다 만난

한국기행 ᆢ 그리워라 가을소리!

이 시간이 참 조으다

하루일과끝에 만나는 이 여유로움

맑은 사고를 가진 스님의 산사의 일상을

끝부분에 보게되어 아쉬웁지만

오늘은 베게를 껴안고

소설책을 읽으며 하루의 마침표를 찍을것이니

어찌아니 행복할까요 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