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숙한 눈짓/뜨락...

안부가 그리운날에...

이도화 (비닮은수채화) 2021. 3. 23. 20:44

산을 오르는 길은

늘 숨이 차오른다.

방치했던 육신의 저항도 만만치가 않으매...

그럼에도 또한 손짓하는 꽃들이 있어

배시시 웃음이 새어 나오곤 한다.

문득 시선에 들어온 할미꽃 한송이를 보고 난 후..

잰걸음으로 다가가 보고 또 본다.

비 오고

바람 불고

밤엔 날이 찬데,

꽃 안부가 그리워 다급하게 다가서면

내밀하게 피워내는 그 여리고도 강한 생명력에 새록 꽃정으로 물든다.

 

산길을 내려오다

어디선가 비비새 울음소리가 들려

그 울음 따라 고개 든 하늘가에 그려지는 얼굴 하나

왈칵 그리움이 베어 든다.

닿을 듯...

아주 먼 먼 그대의 안부가 그리운 날이다.

산다는 건

그리움이다.

 

진달래가 그립다는 그니에게

담아둔 거 몽땅 보내줘야겠어.

순박하고

여린 저 꽃잎 속엔

두고 온 고향산천이 있고

그 어디엔가 어머니가 계시니까

목젖을 타고 흐르는 이 뜨거움은

그니의 그리움이

내게로 투영된 까닭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