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조용한 일

타인의 흔적/시가있는 언덕배기엔...

by 이도화 (비닮은수채화) 2009. 11. 30. 22:26

본문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저녁
철 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다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내 곁에
저도 말없이 그냥 있는다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 김사인(1955~ )

미처 깨닫지 못하였습니다
내 적막의 발 아래 천 길로 떨어지는 나락을
조용히 지탱해 준 당신이 있었음을
철 이른 젊음을 기꺼이 내 곁에서 소진해 준 당신 덕분에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날들을 견딜 수 있었습니다
날아올라도 좋을 몸을 한 장의 낙엽으로 떨어져 준 당신의 인내 덕분에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수많은 저녁이 밤을 건너고 아침을 맞습니다
미처 깨닫지 못하였습니다
내 적막의 절반을 말없이 지고 있었던 당신을
당신 생의 전부를 털어 감당하는 이 동행을

 

 

 

 

 


'타인의 흔적 > 시가있는 언덕배기엔...'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겨울 사랑...  (0) 2009.12.27
선운사에서....  (0) 2009.12.09
사람의 가슴에도 레일이있다.  (0) 2009.11.04
청 노 루...  (0) 2009.10.22
빗물... 김 상훈님  (0) 2009.10.13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