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풍경(3)
어디선가는 된서리가 내린다는데, 가을 장미도 나름 때깔이 곱다. 음률을 실어 나르던 잠자리가 이명이 왔을까? 혹은 익으가며 혹은 피워내며 계절은 제 할 몫을 다한다. 수면 아래 잠긴 설익은 노을 한 종지 바라보며 상념에 젖어 드는데 어디선가 놀란 꿩의 울음소리가 허공을 가른다. 보석을 비비듯 새 울음 청아하다. 저 아래 바사삭 낙엽 밟는 소리에 내려다보니, 통발 놓는 아저씨가 꽤 골똘하다. 가을 장마 끝 지루하던 비에 속이 뒤집히던 저수지가 맘까지 흐리게 하더니, 그루터기에 쉬어 가던 자라가 보이지 않아 발돋움하는 중이건만 왜 굳이 생태공원 저수지에서 낚시할까? 저만큼 가는 이의 뒤통수를 보며 냅다 꺼내 던져 버릴까 보다..라고 맘으로.
담숙한 눈짓/풍경...
2021. 10. 23. 0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