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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 모종

타인의 흔적/시가있는 언덕배기엔...

by 이도화 (비닮은수채화) 2009. 2. 9.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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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낡은 노트에는 
글씨도 삐뚤고 숫자도 삐뚤다 
산골에서 어렵게 배운 글이다 


밭에 나간 우리 어머니 
땡볕 아래 파모종을 하고 있다 
대충대충 심는 거 같은데 
반듯한 이랑마다 파모종을 
한 줄로 곱게 세워 놓았다 
글씨는 삐뚤어도 저렇게 
사 남매를 키우셨나 보다 


어머니 마음밭에도 이랑을 만들고 
내 마음속 삐뚤거리는 말들을 
파모종처럼 곱게 심어 드리고 싶다

 

 


필자 : 박성환님      출처 : 월간《좋은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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