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실에 창을 열면
늘 내 시선이 가 닿는 저만치에 푸른 계곡 있다.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산아래 커다란 둑이 보인다.
저긴 호수일까?
늘 생각에만 머물러 있었을 뿐이었는데..
오늘은 타닥타닥 걸어볼 요량으로 길을 나섰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산길을 따라 걸어가니 홀딱 벗고 새, 뻐꾹새, 또 이름 모를 새.. 논물 가득한 논가에 꾸벅 꾸벅 개구리가 반겨준다.
계절을 잊어버린 잠자리.. 연노랑 나비.. 꿀 찾아 나선 벌..
또랑또랑 맑은 냇물은 저 혼자 흥에 겨워 노래를 부른다.
한적한 산아래에 예쁜 주택이 눈에 뜨인다.. 슬며시 부러운 맘이 피어오른다.
그림 같은 집이다.
시선을 들어, 둑 아래 길을 걸어가자니 산악자전거를 탄 샤프한 남자가 명쾌하게 인사한다..
놀라 잠긴 목솔이 뒤늦게 화답한다.
둑길 위에 올라서니...
하아~~~~~
여기로 이사온지 8년이 되었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호수가 있는지 첨 알았다니..
한가로이 세월을 낚는 사람들도 있다..
가만히 빈 벤치에 앉아서 가늘게 눈을 뜨고 심호흡 크게 해 본다..
산길은 호수를 끼고 끝없이 이어진다..
여기저기 산밭이 오밀조밀 배꼽을 내밀고 웃는다.
나도 씩 웃으며 약속한다..
자주자주 올게...라고
막 배달되어온 똑딱이 들고 막 찍기 연습하다 돌아와 보니 씰만 한 게 벨루 없다..
그래도 막 찍다 보면 건질 날두 있으리니.... 훔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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