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복숭아가 탱글
산딸나무..
쇠채아재비
보랏빛 붓꽃이 파랑으로 보이네ㅡㅡ
철없는 코스모스
어쩜 수채화랑 똑닮
구여버랑...
꽃잎이 지고 나니,
헛헛해진 걸까?
누군가의 손길이...
생에 큰 숙제를 끝내고
홀가분해지는가 했더니,
그것도 잠시...
너무도 가까운 이에게 큰 상처를 받고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허공을 걷는 듯
속앓이 하느라 핼쑥해진 나는
절박해질 때마다 습관처럼 찾는 아버지와 동생을 부르며 그저 생기 없는 날들을 흘러 보내다가
아득해진 내 맘이 동생에게 가 닿았던지...
어젯밤 꿈에 동생이 나타나 꼭 안아주고는 낡은 필름처럼 그렇게 사라져 갔다.
둘레길을 걸으며 동생 모습을 다시 상기해보려 애쓰며
집으로 돌아왔는데
그렇게 애간장 녹이며 속울음 꺽꺽 울게 하던
그 실마리를 풀어줄 깨똑이 오는 게 아닌가..
내게 다음 생이 주어진다면
못다 한 인연이 다시 이어지길 바라본다.
오월이라 부르면
초록이 입안 가득 퍼지는 듯하다.
꽃멀미에 아득해진 시선 너머 아지랑이 피어오르면
먼지 나는 신작로에 선 미루나무 위로
목화솜 구름 방석 타고 올라
어디론가 멀리멀리 떠나고 싶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