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흔적(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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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배 사랑...
도 종 환 내 너 있는 쪽으로 흘려보내는 저녁 강물빛과 네가 나를 향해 던지는 물결소리 위에 우리 사랑은 두 척의 흔들리는 종이배 같아서 무사히 무사히 건널지 알 수 없지만 아직도 굽이 잦은 계곡물과 물살 급한 여울목 더 건너야하는 나이여서 지금 어깨를 마주대고 흐르는 이 잔잔한 보폭으로 넓고 먼 한 생의 바다에 이를지 알수 없지만, 이 흐름 속에 몸을 쉴 모래톱 하나 우리 영혼의 젖어 있는 구석구석을 햇볕에 꺼내 말리며 머물렀다 갈 익명의 작은 섬 하나 만나지 못해 이 물결위에 손가락으로 써 두었던 말 노래에 실려 기우뚱거리며 뱃전을 두드리곤 하던 물소리 섞인 그 말 말려오는 세월의 발길에 지워진다 해도 잊지 말아다오. 내가 쓴 그 글씨 너를 사랑한다는 말이었음을... 내너와 함께하는 시간보다 그물을 ..
2009.02.07 -
비내리는 날이면....
이렇게 비가 내리는 날에는 우산속에서 따뜻한 그대의 체온을 느끼고 싶다. 한쪽 어깨가 다 젖어도 좋으니 어깨를 나란히 하고 우산 속에서 따뜻한 그대의 체온을 느끼고 싶다. 약간 차가운 비의 느낌이 그대의 따뜻한 입김으로 내 안경에 안개가 내려도 우산속에서 따뜻한 그대의 체온을 느끼고 싶다..
2009.02.07 -
비는 소리부터 내린다...
** 비는 소리부터 내린다 ** 흐린 세월 속으로 시간이 매몰된다. 매몰되는 시간 속에서 누군가 나지막히 울고 있다 잠결에도 들린다 비가 내리면 불면증이 재발한다 오래도록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었던 이름일수록 종국에는 더욱 선명한 상처로 남게 된다 비는 서랍 속의 해묵은 일기장을 적신다. 지나..
2009.02.07 -
연꽃에 내리는 비...
연잎의 지혜 법정스님 빗방울이 연잎에 고이면 연잎은 한동안 물방울의 유동으로 일렁이다가 어느 만큼 고이면 수정처럼 투명한 물을 미련 없이 쏟아 버린다 그 물이 아래 연잎에 떨어지면 거기에서 또 일렁거리다가 도르르 연못으로 비워 버린다 이런 광경을 무심히 지켜 보면서 ‘연잎은 자신이 감..
2009.02.07 -
샤갈마을에 내리는 눈...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김춘수[作] 샤갈의 마을에는 삼월(三月)에 눈이 온다 봄을 바라고 섰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는 정맥(靜脈)이 바르르 떤다.. 바르르 떠는 사나이의 관자놀이에 새로 돋는 정맥(靜脈)을 어루만지며 눈은 수천(數千) 수만(數萬)의 날개를 달고 하늘에서 내려와 샤갈의 마..
2009.02.07 -
겨울을 건너다... 천국의 이방인
꽃들 푸르는 잎들 흩날리며 떨어지는 낙엽 그것들만이 아름다운 것은 아니라고 모두 떠나보고 홀로 남아있는 가지 겨울내내 생명같은 수액을 간직하며 서 있는 앙상한 가지도 얼마나 아름답고 따뜻함인지... 세상을 항해 한발자욱 내디딜때 마다 세상은 내게 조금씩 더 까까이 다가오고 그 속에 있는 ..
2009.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