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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야는 지금...

담숙한 눈짓/뜨락...

by 이도화 (비닮은수채화) 2009. 5. 4.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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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야는

청포도 사탕 아가씨가 아주아주 아끼는 강아지랍니다.

그런데 얼마 전 5년 동안이나 정들었던 뽀야를 길러주시던 엄마가 마당 있는 지인에게 부탁해서 보냈다고 합니다.

시무룩하게 입이 나온 아가씨가 털어놓은 얘기를 듣다 보니,

불교학에서 말하는 아뢰야식이 생각났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서로서로가 대상 경계를 사진 찍듯이 우리의 거대한 메모리칩에 저장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는데,

어떤 대상을 자주 접하고 인식되다 보면 그 대상이  그만큼 우리의 아뢰야식이라는 거대한 메모리 칩 안에

자주 사진이 찍히게 되고, 인식된 비중이 큰 대상에 우리의 마음은 물들어가게 되어 마침내 업(業: 까르마)을 형성하게 됩니다.

 부부가 닮아가는 것과 스님들이 법당에 모셔진 부처님의 상호를 닮는 경우도 많아

부처님만 뵈어도 주지스님의 인상을 대략 짐작할 수가 있게 되는...

그 인식이 마음의 겉옷에 해당되는 우리 육신에 전달되어서 우리의 껍데기인 육신이 물들어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법당에 거룩한 32상을 갖추신 부처님을 모시고 열심히 염불을 하면우리의 아뢰야식에 부처님 상호를 사진 찍어 우리가 점점 부처님을 닮아 가게 되므로 염불 수행에 있어서 불상이나 불화를 모시고 수행을 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글들을 자꾸만 읽게 되면

부처님께서 왜 짐승을 그러지 말라는 말씀을 하셨는가를

조금은 알듯도 합니다.

모르고 지은 죄가 가장 크다는 말씀도

시간이 흐르고 나니,

늘 깨어있으라는 말씀이려니... 아주 궁핍한 머리를 굴려보기도 합니다.


  얼마 전 엄마랑 통화 중에 뽀야를 바꿔달란 말에 급당황하던 기억을 떠올리며,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리했을까 애잔해하는 아가씨를 보면서

갑자기 눈가가 촉촉해졌습니다.

5년이나 정들었던 집을 떠나 낯선 환경으로 내몰린 뽀야도 불쌍하고

작은딸이 그렇게도 애지중지하던 뽀야를 보내야만 하는 그 엄마맘도 짠하고

전화 목솔만 들어도 서로 조아 못살던 뽀야와 아가씨...!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지만...

엄마를 이해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아가씨를 보노라니.. 쪕~~`

 

사람과 부대끼며

살 비비며 살다 보니..

자고 문득 일어나 보면 베개를 척~`하니, 지가 베고자던 뽀야... 는

아직 쌀쌀한 밤공기를 맞으며 어느 집 처마 밑에 오들오들 떨고 있을지..

 

뽀야야~`

제발 건강하게 잘 지내주렴...

아가씨도 엄마도 이해해주렴...

아주아주 행복했던 날들만 기억해주렴...

 

허무하게 죽어간 울 토끼 하양이랑 뽀야...

담 생엔 축생으로 태어나지 말기를...()()()

 

 

 사진... 에델바이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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