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을 들어서면
살포시 웃어주는 담벼락 아래 채송화에게, 함빡 웃으며 화답해봅니다
엄마아~~~`!
만만치 않은 나이를 먹어가면서도 엄마는 이 세상에 그 어느 존재 보담 최고이지요.
아의구 야야~~` 왔나!
덥제? 연신 부채질을 해줍니다.
꿈을 주던 다락방이며
손바닥만 한 엄마의 텃밭이며 장독대며 킁킁 데며 나 혼자 종종걸음 치며 바쁩니다.
엄마가 곁에 있어도 고픈 이 헛헛함..
무에 그리 바쁜지 한동안 뵙지 못한 시간들 속에
아버지는 더 야위고 좁아진 어깨에,
굵은 핏줄만 겨우 남은 살갗 위로 불안스레 돋아있는 걸 보며
목젖이 싸아하니 아파옵니다.
아버지 용돈 하시라고 드렸더니
거북이 등짝 같은 손으로 한사코 손사래를 치시지만
노인정에서 동해안 여행 갈 때 쓸돈 생겼다며 흐뭇해하시니
올매나 맘이 흐뭇하던지... 므흐흐~~~~`
엄마랑 밀짚모자 눌러쓰고
텃밭에 빨간 고추도 따서 휑궈 널고, 향긋한 깻잎도 따서 양념장에 무치고
구수한 엄마표 된장에다 쓱쓱 비벼 밥 한 그릇 뚝딱하니
신선도 부럽지 않음을... 아시나요?
아주아주 올만에 목욕하는 엄마의 좁아진 등을 밀어주면서
혼자서 얼마나 불편했을까... 힘내서 쓱쓱
ㅋ 엄마 시원하지? ㅋㅋ 오야 오야... 션타...
쫄쫄거리며 장날이라며 시장 가는 엄마를 따라나서 보면
맘만은 엄청나게 부자가 됩니다.
" 하의고 어디가 가닝교..?"
" 자아 가니.."
고혈압 당뇨로 하나 둘 늘어만가는 합병증으로
간신히 간신히 어렵게 걸음을 옮기는 엄마랑 손을 잡고
내 곁에 얼마나 계셔줄까 생각하니 쓸쓸해지는 이 마음..
먼저 간 자식의 기일날이니
저 담벼락처럼 쩍 갈라진 가슴을 무엇으로 채워줄 수 있을까요?
곁에서 어린 계집아이가 되어 알랑방귀를 뀌어주지만
끝내 눈물 보이는 엄마를 말없이 안아줄밖에..
되돌아오는 나를 채송화가 외면하듯 고개를 돌립니다.
다가가서 손 내밀어 보니,
깊어진 눈으로 쳐다봅니다.
송화야! 나 없는 동안 울 엄마 울적할 때 방긋빵끄읏 웃어줘야 댄다..
안 보일 때까지 손 흔들고 계시는 엄마가 있어
이별은 늘 힘이 듭니다...
엄마아~~~` 싸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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