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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숙한 눈짓/뜨락...

by 이도화 (비닮은수채화) 2011. 6. 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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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하루 전

생각만 해두 눈물이 나는 울엄니 아부지 만나러 고향집으로 달려갔다.

고향 어귀 울 막둥이 내 동생 산소에 먼저 들러보니,

단풍나무 만리향 향나무...

땅의 향기 맡으며 잘 살아주었고..

상석 밑에 벗의 손길일까...

아픈 내내 못 피워본 담배가 뽀송하니, 손에 잡혀 불을 댕겨주었다.

지루한 여름이 지나고 나서

봉분 위에 저 깜장 망을 들어내고 나면 맘이 후련해지려는지...

가만히 쓸어 담아본다..

잘지내지럴?

 

아부지 엄니...

사립 문밖에서 서성이다 방갑게 맞이해 주신다.

속울음을 누르며

가만히 손을 꼭 잡아드렸다.

울 엄니 쪽밭엔 보들보들 상추 참나물... 고추 양파 마늘... 머위

별거 별거 다 자란다.

준비해 간 수육 거리에 레시피를 펼쳐놓고 정성스레 수육을 삶았다.

삼겹살을 좋아하시지만, 팔순 노인분들의 약한 치아 때문에...

상추와 향긋한 참나물에 수육 하나 딱 올리고.. 마늘 땡초 올려 한입 볼이 터지게 먹어본다.

설 큰 오라버니 큰올케 작은 오라버니 홀로 된 동생 댁과 조카들...

울 아이까지 너무 맛나다고 최고라고 ㅋㅋ 한다.

아... 이 므훗한 기분..

산소에 못 간 동생 큰아이.. 해 질 무렵 카네이션과 소주를 들고 산소에 다녀온다.

짜아식들이 이젠 좀 컸다고 지들끼리 소주병까지 챙겨 드는 걸 보니,

대견하면서도 짠하기 그지없다.

 

수육에 소주 곁들이 신 아버지는 파자마 차림으로 쪽잠을 주무시고...

그 밤에 다시 돌아와야 하는 우린...

조카 둘을 앞세워 카네이션 바구니를 부모님께 드렸다.

주무시던 울 아버지 동생 큰아이가 바구니를 드리니, 아이처럼 너무 좋아하신다...

달력 걸린 못에 걸어두실거라며 함빡 웃음을...

아부지 아부지 사진 사진... 아부지 웃어요.. 웃어요..

주무시다 아부지는 얼음땡... 끝까지 모델을 해주신다.

울 엄니도 소녀처럼 웃으시며 멋진 모델을 해주신다.

되돌아와야 하는 못난 딸...

가슴이 아직도 헛헛하다..

엄니...

아부지...

늘 미안해요..

그리고 싸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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