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수메루 안소휘님
♧
사월에 걸려온 전화...정 일근
사춘기 시절 등교길에서 만나 서로 얼굴 붉히던 고 계집애
예년에 비해 일찍 벚꽃이 피었다고 전화를 했습니다.
일찍 핀 벚꽃처럼 저도 일찍 혼자가 되어
우리가 좋아했던 나이쯤 되는 아들아이와 살고 있는,
아내 앞에서도 내 팔짱을 끼며, 우리는 친구지
사랑은 없고 우정만 남은 친구지, 깔깔 웃던 여자 친구가
꽃이 좋으니 한 번 다녀가라고 전화를 했습니다.
한때의 화끈거리던 낯붉힘도 말갛게 지워지고
첫사랑의 두근거리던 시간도 사라지고
그녀나 나나 같은 세상을 살고 있다 생각했는데
우리 생에 사월 꽃잔치 몇 번이나 남았을까 헤아려보다
자꾸만 눈물이 났습니다.
그 눈물 감추려고 괜히 바쁘다며
꽃은 질 때가 아름다우니 그때 가겠다, 말했지만
친구는 너 울지, 너 울지 하면서 놀리다 저도 울고 말았습니다. ♧
시를 읽다보면
공감하다
또 공감하다가
나두 저렇게 쓰보고싶다는 생각과는 달리
머리는 하얗게 포말이 되고 그저 두서없이 되버리고 마니,
그래서 시인은 따로 있나 보다..라는 결론이다.
무악재 옛집 마당 벚나무란 이 사진에 매료되서
보고 또 보고 또 보다가
핸편 바탕화면에 두고 틈만 나면 보던 사진이다.
더구나 정일근 시인의 `사월에 걸려온 전화` 의 주인공이 수메루 안소휘님이고
이 사진작품의 작가님이라니,
다방면으로 시 수필 그림 사진등등 삶 자체가 예술이지만,
울엄니의 아픔과 동색의 아픔이 있어
멀리서 그저 애가타는 맘이다.
그럼에도 소휘님의 사진에 늘상 매료되는건
사진속에 담겨진 고적함 때문이리라.
어느 날
왜그런지 이날 이때까지 정이 안드는 꽃이라며 올린 사진보고
그만 피식 웃었다.
붉어죽죽 연산홍이었다.
나도 그렇다.
달을 유난히 좋아하고
꽃다지도 화분에 심는다는 왼쪽 가실님...
난두 저렇게 곱게 늙어가고 싶다는...
오른쪽 수메루 안소휘님!
참 많은 달란트를 가진분..
그럼에도 늘 그분의 일상이 궁금하고
웃으면 같이 웃게되고
맘이 어두우면 내가 먼저 눈물난다.
이것두 아마 지독한 짝사랑이리라.
저 두분 사이에 함께한 꽃은 창경궁에 있는 귀룽꽃이란다.
보고픈 꽃이다.
작년에 달력이 다 동이났다는 소휘님의 글에
장난삼아 저두 주세요..라고 했더니,
기어이 구해서 보내주신 통도사 사명암 도심스님이 직접 만드신 달력이다.
아마두 이 달력은 버리지 못할듯하다.
글구보니, 올핸 새달력도 없이
헌 달력이 구석 구석 매달려있네
사월에 걸려온 전화를 다시금 읽어본다.
가끔은 새벽달이 고와서
창가에 톡톡 비가 내려서
배꽃이 하얗게 웃어서
나두 그대에게 전화가 하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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