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속내를 털어내며 ᆢ

담숙한 눈짓/뜨락...

by 이도화 (비닮은수채화) 2020. 5. 5. 00:41

본문


 

깊어가는 밤 ᆢ

차들은 여전히 어디론가 분주히 오고 간다

까맣게 내려 앉은 어둠속에

저멀리 교회 십자가만이 오롯이 더 붉어져간다

 

아들아이 결혼문제로

큰오빠에게 톡을 열었다가

거의 네시간 넘도록 서로간의 속내를 꺼내본거같다

가난한 농가의 장남

자수성가해서 출세하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

노후 짱짱이겠다

그저 좋아하는 산으로,취미생활만 하며

그렇게

세월 낚으며 되는 세상 편해보이는 오라버니건만

가슴에 쌓인 회한은

바람만 스쳐도 터져 오르는 속울음같다

그렇게도 공부가 소원이던 언니가

늦은 공부하려던 즈음 먼길 떠났고

동생마저 시한부 판정 받게되자

어린 조카들이 뭔지도 모르고 이별하고

훗날 허망해할까바

일일이

기록했던 글들이 책 한권이 되어

막내 올케 친정어머니께서

책을 안고 며칠을 우셨다고 ᆢ

 

큰오빠에게도 자서전 한번 써보랬더니

남의 자서전은 잘 써주는데

자신의 글은 쓰고 싶지 않다고

힘들게 하던 사람들을 깔아 내려야 하니

적성에 맞지 않다나ᆢ

언젠가 직장동료의 친정어머니께서

자식들의 도움을 받아 책을 펴내셨고

집안 가보로 자식들에게 나눠주고

여러자식중에 외동아들 또한 시인이 되었다는 소식을 듵었으며

실지 그 친정어머니의 회고록을 빌려 읽고

감동의 눈물을 흘렸었다고

꼭 글을 한번 써보라고 당부했는데

어쩌려는지 ᆢ

큰오빠는 오늘 나와 긴 대화를 톡으로 나누며

눈물난다고 몇번을 그랬었다

어쩜 바쁜 조카와 올케가 없는 빈집에서

홀로 술잔을 기울이며

소울음 울었었지두 ᆢ

수많은 이야기속에

두개의 별이 된 엄마 가슴에

꽃진 자리가 오늘 따라 더욱 더 애달프다

직장일로 약속해놓고 가보지도 못하고

서푼어치 용돈만 보내드리는

이 불효가 가슴아프다

 

차 소리도

인적도 뜸해진 거리엔 가로등만이 창백하고

고요한 하늘가에 적막함이 번져간다

왠지 쉬이 잠못이룰거 같은 밤이다 ᆢ

'담숙한 눈짓 > 뜨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밀린 숙제하듯 ᆢ  (0) 2020.05.09
늦은 8시 8분은 ᆢ  (0) 2020.05.06
오월! ᆢ 그 찬란함속으로  (0) 2020.05.01
사월에 걸어보고픈 전화...  (0) 2020.04.16
추억에 무쵸 ᆢ  (0) 2020.04.10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