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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달눈의 그니 ᆢ

담숙한 눈짓/뜨락...

by 이도화 (비닮은수채화) 2020. 5. 31.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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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정말 정신없이 일이 바빠서
돌아치다가 애조카 쭈나가
띵똥~'카며 보내온 사진 서너 장에
피곤에 절여져 쑤욱 나온 내 입가에 하루종일 미소가 머무르곤 했다

''고멀 ᆢ나 지금 재호캉 안강간데이
올 쉬나?,,
쉬기는 캐도 발바닥 불이 날 지경이다
어쨌던 어느 새 푸른 청년이 되어
형제끼리 할매를 찾아 뵈러 간다니
얼마나 기특한 일인가
내맴은 어느 새
뒷자리 차지하고 담뿍 웃음끼 어린
입수부리가 연방 히죽히죽 해된다
할매가 싱크대 팔꿈치로
의지한채 밥 준비할까바
초록잎들이 상큼 잔치 벌려 놓은
옥산서원으로 모셔가서
미리 사람 많이 없는곳으로
알아보고 따스한 점식식사 한끼
대접해드리고
부사관으로 있는 재호는
동안 휴가가 밀리고 밀리고 또 밀려
바깥 나들이가 몹시 고파했던탓에
연방 벙싯거렸다고 ᆢ
울엄니 핸펀으로 높은음 소리가
귀가 따깝도록 들려주신다
외롭고 서글퍼던 나날들속에
주말 하루는
그렇게 듬직한 두 손자녀석과
꿈같은 하루를 보내신
울엄니 생각에 더불어 수채화도
행복하게 하루를 쩜 찍었다
시키지 않아도
때때로 즈그 아빠 산소 둘러 보고
인사드리고
꼭 잊지않고 할배 산소도 찾아뵙고
신퉁방퉁 울 조카들이다

사실 울 형제들은
남아선호가 심하고 꽤 보수적이다
특히나 큰오라버니는 더 심각한
편이지만
그렇게 원하는 아들이 없다
딸랑 딸 하나 두고 기별이 없어
전국으로 좋다는곳 다 찾아다녀도
소용이 없었다니
세상은 참 다 가질수 없는가보다
가난한 농가에 태어나
원없이 출세하고
편안한 노후를 누리고 살지만
늘 뒷모습이 짠해보이는건
가끔 털어놓는 허전한 속내를
들은 탓이다
아부지랑 동생이 살아있을적에
쭈나 동생 재호를 호적상으로 양자를
들이는 문제도 오고갔지만,
속 깊은 동생이
자신이 큰형에게 맘 고생 많이 시켰다고
공부라도 시켜서 보내겠다고
약속했지만
고등학교 입학하는 이른봄에
먼길을 떠나버렸으니
이후 우린 아무도 그에 대한
말을 금하고 있다
다행인지 어쩐지
재호는 설 인근 지역 부대로 복무중이라 큰오라버니댁으로 자주 오고가고
말하자면 서로 윈윈하며
잘 지내고 있다
신기한건 쭈나는 즈그아빠 판박이고
재호는 묘하게 큰오라버니 판박이다
둘이 거리에 나서면
당근 아들이라 본다니
큰오라버니의 맘 한구석 휑한
바람을 조금은 채워지지 않을까 싶다

재호가 잠깐 외부에 나와있는 동안
다시 비상이 걸려
하마터면 또 기약없이 갇혀지낼뻔
했다니 꿀 같은 나들이에
울엄니의 반달눈이 생각나
다시금 웃게된다
우야던동 다시 복귀해서
건강하게 잘 지내길 바라는 맘으로 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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