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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재회를 ᆢ

담숙한 눈짓/뜨락...

by 이도화 (비닮은수채화) 2020. 5. 18.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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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밍한 바람에 지치고
회사 콕
방콕 ᆢ콕 콕에 지친 나는,
저번 날 조카딸이 묻혀 온 비릿한
바다내음이 그리워
한번 가보구 싶다고 했더니
울이모가 가고 싶으면 가야지 카면서
일사천리 ᆢ
조카딸 가족
애조카 쭈나랑 쭈나엄마캉
사실 쭈나 동생 재호가 부사관으로 있는데 휴가가 밀리다 밀리다
이번에 또 다시 밀려서 못나오고 ㅠ
구정에 보고 한번도 못 본
울아들과 며느리감도 뒤늦게 합류 ᆢ
울엄니 돗자리 찾으러 식전에
시골옛동네 정자까지 다녀오시고
놀러갈 두보따리 싸서
계단 아래 긴 기다림으로 보행기
의지한 채 기다리시고
난 수육을 하고 매운탕 끓인 준비를
해갔다
평상시엔 식구가 많치않으니
비계 살짝 붙은
삼겹으로 수육을 해 먹지만
대 식구가 모이니
잔머리 굴려 앞다리살을 사기로했다
마침 아파트옆 일요장날이라
야채랑 필요한거 사고 돌아오면서
정육점 들려야지 했는데
어라? 손님 한 사람과 주인여자가
대화를 나누고 있네
진열된 앞다리살에 눈길이 가 있자
쎄일중이란다
쎄일 찾아 쫒아다니지 않는 나는
어라? 횡재수?
가난하지만 쎄일 쫓아다니지 않는건
구차니즘 동시에 퇴근후면 방전되는
까닭이다 ᆢ(어쩜 이래서 아직 가난을 면치 못하는건지두 ᆢㅠ)
어쩜 쎄일품목이 눈속임이 많다는
뉴스를 본 이후라
내 구차니즘을 정당화 하고픈지도 ᆢ
우야던동 정육점 여자가
사마넌 넘는걸 쎄일기간이 이만오처넌이란다 ᆢ
올~' 이맛이구나
블벗님 해안선님이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아 ᆢ 근데 맛이 없으면 우야지
음식 솜씨도 잼병인데 ᆢ
나름 더 신경써서 수육바구니랑
매운탕 재료들고서 고고씽 ᆢ
울 조카딸 ᆢ할매가 김밥이랑 잡채 좋아하신다고 그 애기들과 정신없는
와중에 직접 해갖고 왔네 (무한감동'♡
죽도시장에서 합류한 질서와
회 뜨러갔다
울엄니 우럭 좋아하시니
광어우럭
가은공주 산낙지 좋아하니
산낙지랑 향긋한 멍게
조카딸이 좋아하니 밀치 아나고
기분좋게 수채화가 카드로 뽝 ᆢ
딱 12시되면 점심드시는
울엄니 위해 ᆢ
가차운곳 검색해서
칠포해쇽장으로 달려 달려서
솔숲에다 매트랑 텐트치고
매운탕 끓이고
회랑 김밥 잡채 수육과 쌈채소
그리고 집에서 수채화가 준비해간
육수로 끓인 매운탕으로
우린 그간 바이러스로 못 만난
물꼬를 틔웠다ㆍ
칠포 해수욕장 안으로 들어갔다가
가은이 가람이를 생각해서
근처를 돌다가
곡강천이 흐르는 소나무숲에
자리를 잡았다 ㆍ
취사 단속반이 없고 별다른 경고가
없어 우린 매운탕 끓이고
준비해간 김밥 잡채 수육과 야채
죽도시장에서 사들고 간
싱싱한 산낙지 멍게 그리고 회를
펼쳐놓고 맘껏 즐겼다
여고시절 친구가 잠시 떠올랐다
집이 곡강이라 했는데
가은이 가람이는
밀려갔다 밀려오는 파도속
모래밭에 맘껏 놀고
우린 정말 잠시 힘든 현실에서
벗어나 아득한 수평선을 바라보며
맘껏 시선 가득 쪽빛 바다를
담고 또 담았다
울엄니는 이제 힘들어서
마지막이라고 하신다
그 마지막이란 단어가
너무 사무친다ㆍ

언젠가 고향 남친에게
엄니뵈러가는 버스안에서 톡을 남겼었다
친구야
나 엄니뵈러 가는길인데
울엄니 돌아가시면
어찌살지?
그 친구가 톡이 날라왔다
다 살아간다더라
그리워하면서 ᆢ

늦은 퇴근후
거실에 앉으니 빗소리가 커져간다
울엄니 마지막이란 단어와
뜰에봄님 그리고 물소리님 글이 생각난다
오동보라색을 좋아해서
곱게 한복을 지어 즐겨 입어셨다던
뜰에봄님의 친정어머니
오동꽃 분향
그 분첩을 가지셨던 물소리님의
친정어머니 ᆢ
포항가던 차창밖 내도록
오동꽃만 보이더라

아 ᆢ울엄니는
그 향내나는 분첩도
오동보라빛 한복도 없이
단내나는 삶을 살아 내시다가
꽃진자리 두 상흔만
종내는 ᆢ

빗소리가 커져간다
내 어찌할수 없는
자괴감만 깊어간다
그래도
그래도
내가 가진 무언가는 있겠지?
서푼어치지만
울엄니 먼길 가시기전
조금이라도
조금이라도
덜 외롭게 해드려야지

빗소리가 커져만간다
나에게
나에게
힘내라고 하는거 같다
나에게
나에게
잘 하고 있다고 토닥여 주는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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