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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불이 그리워 ᆢ

담숙한 눈짓/뜨락...

by 이도화 (비닮은수채화) 2020. 7. 28.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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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ᆢ
혼자 떠들던 티비 화면에
언뜻 시골풍경이 보였다.
울진 츠자와
봉화 총각이 만나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는 이야기였다

봉화는 어느 해인가
여름 휴가때 은어축제를 다녀온적이 있는데
지금도 청정지역인데
노부부가 첨 만나 가정을 이룰때야 얼마나 깊은 산골이었을까 ᆢ
밤마다 두고 온 친정이 그리워
눈물지었다니,
자연스레 강원도 새닥시절이 떠오르면서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ㆍ
부모형제도 그리웠지만
친정엄니께서 해주신 음식이며
소죽끓이던 그 위로
계란과 감자를 올려 쪄주시던
그맛이 그리도 그리웠다고한다
아홉남매와 부모님 드시려면
꼭 닭알 열 한개랑 감자 열한개를
쪄야지만이 달랑 항개씩 먹을수
있었다니,
그맛이 얼마나 달큰할까나 ᆢ

아부지께서 소죽끓이실땐
가끔
논두렁콩을 베어다
소죽위에 얹히고
군불 한김 때고나면
그 콩알을 씹을때마다
담백함과 구수함이
어릴적임에두 입맛을 돋구었었다

눅눅한 집안에 들어서
환기시키고
보일러 켜고 선풍기켜고
꿉꿉하고 끈적한 공기를 바꿔
보려 애쓰다보니
군불때는 촌구석 구들방이
무지 그리워진다
장판이 눌어 붙은 아랫목에
만만한 홑이불 하나 덮고
밍기적데며
엎드렸다가
누웠다가 방바닥에 엑스레이
몇장 찍으며
세월을 낚고 싶어진다 ᆢ
휴가땐
어디 시골오지 군불때는
민박집을 찾아 들어 볼까?
하긴 ᆢ장마가 끝나고 나면
불땡삐같은 더위가
뎀벼들낀데 무신소린고 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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