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르르 웃음꽃 피우며
마당으로 쏟아져 나와서
사람들은 바삐 사라져간다.
잠시 올려다 본 하늘가에
보랏빛 구름 사이로
눈썹달이 베일듯 곱다.
어느 시인이던가
사월이면 바람나고 싶다던 ᆢ
'' 사월이면 바람나고 싶다
바람이 나도 단단히 나서
마침내 바람이 되고 싶다
바람이 되어도 거센 바람이 되어서
모래와 먼지들을 데리고 멀리가서
내가 알지 못하는 어느 나라
어느 하늘 한 쪽을
자욱이 물들이고 싶다
일렁이고 싶다 ''
이 시를 쓴 시인의 맘처럼
나도 어디론가
바람되어 날아가서
낯선 하늘가에
보랏빛 물들이며
눈썹달 그네타며
일렁이고 싶다
늘 화재거리를 꺼내들고
늘 열변을 토하는 기사님을 뒤로하고
아파트 담장 아래를
터벅터벅 걸어오다 만난
장미 한 송이 ᆢ
어두워 후레쉬를 켜며
몇장을 담아본다
문득 애조카 쭈나가 생각난다
''고모야 고모야 ᆢ
난 엘이디 가로등보다
주황빛 가로등이 더 낫다ㆍ''
참 묘한 놈이다ㆍ
어쩌면 우린 그래서
코드가 맞는지도 모른다
나른한 피로감이
속눈썹으로 내려 앉는다
꿈길에서
우리 만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