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어떻게 지내왔을까...
저 갈빛 나비 한 마리를 만나..
또 골똘해지는 마음...
곤충이나 사람이나 삶의 투쟁에는 그다지 다를 바가 없는듯하다.
언뜻 계절 모르는 잠자리도 만나고,
작년 이맘때쯤에
요짝 어딘가에 산수유가 꽃물 터트리고 있었지
마른 가지 사이를 누비며
찾아낸 산수유는
노랑 물감을 한껏 머금고 햇살 보시를 받고 있었다.
봄까치꽃
꽃다지
낮달 하나
새 두 마리...
냉이 한 줌 캐러 들어간
산자락 아래 텃밭 가는 길에
매화가 수줍은 듯
잔뜩 꽃망울을 머금고 숨 고르기 중이었다
어둠이 내린 산사
피어오르는 연기를 담고 싶었는데
이미 까무룩 해져서 시들하고,
홀로 짝을 잃은 건지
새 울음 하나가 보석을 부비듯...
이불속을 뭉그적 데다
어제오늘 산보를 즐겼다.
햇살 따가운 한 나절에
오지게 맘먹고 천생산 산림욕장까지 걷고 또 걸었다.
숨이 턱에 차고
마스크는 젖고
심장은 터질 듯....
끝내 오르고 나니 봄바람 솔바람이 어찌나 시원하고 달콤하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