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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저 편..

담숙한 눈짓/뜨락...

by 이도화 (비닮은수채화) 2021. 8. 12.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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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엄니에게서 분양받아 온 수국이

이제야 꽃을 피운다.

아니, 어쩌면 작년에도 이맘때쯤 피었을까?

기억이 없다.

엄니랑 서로 꽃이 안 핀다고 칠월에 얘기 나눈 걸 보면 지각인가 싶기도 하다.

일곱 마디가 되어야 핀다더니,

갑자기 호로록 마디 수를 채우고 꽃망울이 두곳에 맺히더니 

더디게 아주 더디게 피어난다.

팔월 염천에 꽃 피우느라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아들&며느라기 다녀간 뒤

가져간 반찬들 챙겨넣는 얘기 끝에 김치 봉다리 어쩌고 하다 보니,

없다는 거다.

그 담날이니 어쩔? 그대로 밖에 두어서 시어버린 건 아닌가? 다시 찾아보라고 하곤

혹여? 싶어 김치통 뚜껑을 열어보니, 

위생팩에 얌전히 넣어 그대로 그 김치통 속에 고스란히 넣고 뚜껑 덮어 김치냉장고에다가..ㅡ,.ㅡ

 

김치 버무리다가 

쪽창 너머 복도에 툭 던지고 가는 소리가 들리는 동시에

택배기사가 현관문 앞에 두고 간다는 문자가 들어왔다.

마침 받아야 할 택배물이 있어서 

문 살짝 열고 늘 구비해둔 커트 칼로 쫘악...!?

시키지 않은 햇반이 촤르르..

그제사 보니, 다른 동에 가야 할 것이 잘못 온 것이다..

당황해서 복도 창 유리 너머 내려다보니, 

차는 문을 열어 둔 채 기사가 보이질 않는다.

어정쩡 기사를 놓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 복도 창에 매달려 있는데

너머 너머 너머 아저씨가 벌컥 현관문을 열고 나와서 담배를 꼬나문다.

계단 오르기 할 때 늘 담배 피우던 아저씨다.

순간 아차 싶더니,

집에서만 입는 초미니 반바지 차림이다.

계단으로 담배 피우러 나간 사이 후다닥 들어와 긴 바지 찾아 입고

기사를 놓칠세라 뛰쳐나가서 마당을 한참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한참 뒤에

엘베가 열리면서 기사가 쫓아와서 챙겨갔다.

그나저나 아놔... 하필 눈에 가시 같은 

저 잉간한테 걸리다니, 짱 났다.

 

오전에 컴에서 이것저것 해놓을 게 있어 딜따 보다가

잠이 쏟아져 산에도 못 가고, 아주 곤하게 잠을 잤다.

여름 낮잠은 마냥 늘어지게 한다.

몽롱해져 앉아있다가 술을 걸렀다.

아카시아 술, 그리고 돌복숭아 술...

큰 유리단지에 있던 더덕주는 작은 항아리에 옮겨 담았다.

사냥 즐기시는 이모부가 거문도에 가셨다가 

무인도에 다시 배 타고 들어가 직접 캔 더덕으로 만든 술이다.

빈 큰 항아리엔 포도주를 담아볼 요량이다.

온니 참 소주 체질이었는데, 

이젠 과거사가 되었구먼.

 

@모더나 2차 접종일이 8월 23일이었는데

갑자기 9월 6일로 변경되었다는 문자가 날아왔다.

접종기간이 3-4주에서 5-6주로 조정이 되었다는 거다.

3-4주로 애초에 정한 건 의학적으로 기준이 있어서가 아니었던가?

이렇게 공급 상황이 불확실하단 이유로 고무줄처럼 늘여도 되는 건가 싶다.

공급 물량이 적으면 1차 접종을 미루던가 해야 되는 게 아닌가 말이지.

제약사에서 정한 대로 해야 약효를 제대로 낼 수 있을 텐데

과학적 근거도 없이 수백 수천만 명을 제멋대로 접종 날짜를 미루고

여전히 또 백신도 없다면서 예약접수를 받고 있는 것도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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