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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뭉친 삼총사!

담숙한 눈짓/뜨락...

by 이도화 (비닮은수채화) 2021. 10. 11.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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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에 내 생일이라고 아들이 즈그 집에서 식사 한 끼 하자며 델러왔다.

구여븐 손주가 노래 불러주면 좋겠지만,

깨 발랄한 며느라기가 앙증맞게 춤추며 생일 추카 노랠 불러주었다.

 

어설프게 차려 낸 밥상이지만, 맛나게 먹었다.

미역국과 삼겹 통구이는 아들이 하고, 두 가지 부침개와 닭조림은 며느라기가 했다고 한다.

분홍 내 발 한 짝이 출현한 건 몰랐다는...

 

아들이 나름 애써서 만들었다는 선물과

며느라기가 나 몰래 가방에 넣어 둔 하얀 봉투를 뒤늦게 발견하고 뭉클...

내년 생일엔 제주도 가족 여행 가기로 약소옥!

그리고, 언제든 오고 싶은 때 편하게 오라고 며느라기가 내 손에 꼭 쥐어준 아파트 열쇠...

순간 멍해진 나는 또 뭉클...!

 

이틀 뒤 엄니 생신이라 

아들네 집에서 하룻밤 지내면서 새벽까지 영화 보느라 하얗게 세웠다.

애조카 쭈나가 데리러 와서 엄니 댁으로 가는 길에 만난 하늘 화폭에 

구름 구름들이 어찌나 곱던지...

쪼오기 저 구름은 거북이를 닮았다는 둥....

 

아부지 산소에 쭈나랑 가서 

비가 내려 추석에 성묘하지 못한 그 서운함을 풀고 올 수 있었다.

엄니 댁으로 돌아가서 저녁 준비하던 내게 쭈나가 밖에 나가서 피크닉 저녁 먹자고 해서

집 앞 방천둑 아래,

노을이 자맥질하는 강물을 바라보며

푸른 잔디밭에 야외용 매트를 깔아 두고

쭈나가 야외 식탁과 의자를 준비하고 버너에 노릇하게 삼겹을 굽고

묵은지 김치랑 명이 나물에 쌈장 살쿰, 커다란 오봉 도시락에 담아 간 갓 지은 밥을 먹으니,

꿀 꿀맛이었다니,

별처럼 또롱 해진 엄니의 눈빛과 웃음꽃이 화들짝 핀 울 쭈나랑

한껏 달뜬 수채화는 당근 아스파라긴 함유 참소주 항 꼬뿌에

살살 녹았다는 전설이..

 

며느라기가 준 인형을 안고 좋아하는 애 조카 울 쭈나..

힘없는 손짓...!

환하게 웃던 엄니 표정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아쉬움에 한없이 굳어진  모습에 맘이 아프다.

 

산다는 건

슬픈 이별의 동그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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