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는 된서리가 내린다는데,
가을 장미도 나름 때깔이 곱다.
음률을 실어 나르던 잠자리가 이명이 왔을까?
혹은 익으가며
혹은 피워내며 계절은 제 할 몫을 다한다.
수면 아래 잠긴 설익은 노을 한 종지 바라보며
상념에 젖어 드는데 어디선가 놀란 꿩의 울음소리가 허공을 가른다.
보석을 비비듯 새 울음 청아하다.
저 아래 바사삭 낙엽 밟는 소리에 내려다보니,
통발 놓는 아저씨가 꽤 골똘하다.
가을 장마 끝 지루하던 비에 속이 뒤집히던 저수지가 맘까지 흐리게 하더니,
그루터기에 쉬어 가던 자라가 보이지 않아 발돋움하는 중이건만
왜 굳이 생태공원 저수지에서 낚시할까?
저만큼 가는 이의 뒤통수를 보며
냅다 꺼내 던져 버릴까 보다..라고 맘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