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아! 제발 좀 멈추어다오. 온 거리에 미련 많던 가랑잎들이 정신없이 바람에 실려 몰려 다닌다.
내키지 않아 한없이 뭉기적 거리다가 어쩔 수 없이 사전 투표에 나선 길. 장소는 가파른 산중턱에 위치한 행정복지센터. 누굴 위해 이 산만디에 지었을꼬. 오를때마다 혈압오른다. 긴 행렬보니 새롭다. 새 정부에 바라는 간절한 소망들이 비록 마스크로 가려지기 했지만 눈빛들은 더없이 또롱하다.
찍을만한 놈은 없지만 그나마 그중에서 더 간사하고 야비한 놈이 되는걸 방지하기 위해서 귀한 내 한표를 행사한다.
돌아오는 길. 빌라와 아파트 사이에 모올래 화들짝 피어난 홍매 한 그루에 주름진 이내 맘을 가만히 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