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움길 따라
홍매 만나러 가는 길은
사뭇 설렘이다.
산사를 다다를 즈음
대숲에 일렁이는 바람의 사운거림 또한 귓불을 간지럽히며 볼 우물 패이게 한다.
한 계절을 건너는 동안
비도
눈도 까무룩.
파슬 거리며 흙먼지 자분거려 목이 따끔거려도 파란 하늘이 가을 못지않다.
가만가만 계단을 올라
법당 초입에 선 홍매를 조우한다.
절간 같은 고요로 움.
수많은 꽃봉 사이로
배시시 피어난 몇몇 꽃잎들이 목말라 보인다.
물 한 양동이 자 붓이 부어 주고
싶다.
성급한 발걸음에 화답해준 고마움에 자꾸만 뭉그적거리다 돌아온다.
또 올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