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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만난, 가을 운동회

담숙한 눈짓/뜨락...

by 이도화 (비닮은수채화) 2022. 2. 8.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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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 시인 이인수님의 카스에 날마다 들락거린다.

올려주신 詩를 배독하기 위한, 하루를 시작하는 나의 루틴이다.

그기에서 민석기 사진가님을 알게 되었고, 사진집도 구입해 보았다.

사진집 서문은 시인.문학박사.성신여대 명예교수이신 이성교님이 써주셨다.

같은 동향이라 애정도 깊으셨는데, 서문을 친필로 써주신걸 받고 사진전 끝나고,

사진집 나오기전에 애석하게도 코로나 확진으로 돌아가시게 되었다.

해무 이선정 시인의 백부이기도 하고, 고향 삼척 원덕읍 월천을 그리워하고 사랑하셔서 호도 월천으로 지으셨다고 한다.

수필에 관심이 많아서 ' 동해 하얀파도를 따라' 란 수필집을 구입해서 읽어보기도 했다.

그기 올라온 '가을 운동회' 는 

1979년 국정 교과서(중학 국어 1-2)에 실려 10년간 실리기도 했다.

 

가을 운동회

 

               이 성 교

 

둥둥 북소리에

만국기가 오르면

온 마을엔 인화(人花)가 핀다'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연신 터지는

출발신호에

땅이 흔들린다

 

차일 친 골목엔

자잘한 웃음이 퍼지고

아이들은 쏟아지는 과일에

떡타령도 잊었다

 

하루 종일 빈 집에

석류가 입을 딱 벌리고

그 옆엔 황소가

누런 하품을 토하고 있다

 

청군 이겨라

백군 이려라

 

온갖 산들이

모두 다 고개를 늘이면

바람은 어느 새 골목으로 왔다가

오색(五色) 테이프를 몰고 갔다

 

     - 제3시집(보리필 무렵)1974-

 

이성교 시인이 다니셨던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 소재. 호산 초등학교의 가을 운동회/199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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