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올렸던 포스팅중에
'겨울에 만난, 가을 운동회' 에 이성교 시인님을 언급한 적이 있다.
이성교시인님의 조카인 '해무 이선정'씨도 시인으로 활동중이다.
2019년과 2022년의 산불의 의한 기록이 맘이 아프다. 여전히 산불은 진화되지 못한 채로이다.
살던 집이 홀랑 타버리고
하루아침에 옷가지 하나
숟가락 몽뎅이 하나 안 남은기라
털썩 주저앉았던 어느 날
타고 댕기던 차 뒤 트렁크
낚시 가방에서
오래전부터 모아놓고 잊아뿟던
옛날 돈뭉치가 나온기야
씨알 돈 알제
행운의 돈 말이다
얼매 안되는 돈이라도
볼 때마다 힘이 솟는 거 있제
그때부터 한 장씩
이래 주변에 나눠주고 있다 안카노
받아라
니한테도 곧 행운이 올끼다
&... 몇 년 전 친구가 전해준 행운의 돈을 생각하며
본인도 이번 산불로 피난을 갔다 왔고 아부지 묻힌 선산을 태워먹어 누구보다 속상하지만,
더 힘든 분들을 위해 행운의 돈을 전달해보려 한다고 했다. 쉽지않은 일이다.
12월이면 조용히 연로하신 분들을 찾아다니며 이웃 돕기에 쓰던 돈을 미리 챙기고,
결혼이후 시어머니께 받았던 명절 절값을 꽁꽁 숨겨두었다가 난쥬 추억하려 했던 세뱃돈을
집을 잃고 갈 곳이 없어 푸른 동해 바다를 보며 주저앉아 울고 계실 이웃들을 위해 쓰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본인 3시집 선주문해주는 분들의 맘을 함께 모으고 싶다고 했다.
7일에서 9일간 3일간의 모금. 말하자면 재능기부인 셈이다.
오늘 이선정씨 카스 '바다안개 해무의 생각나누기' 에 올려진 글을 읽고 울컥해졌다.
하긴 삼일동안 내내 목젖이 아렸다.
함께 마음 모은 사람은 총 189명. 1,021만원. 그녀의 세뱃돈에 보태어 1,055,600원.
<3일간의 총 모금액>은 11,265,600원이라고 포스팅이 되있다.
이 금액은 '동해시 화재 피해 복구 성금' 전액 기탁 할 예정이라고 한다. 목,금 수업관계로 다음 주 쯤.
아래는 그녀의 감사의 인사글이다.
"따뜻한 마음 모아주신 전국의 독자님들과 시인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소복하게 쌓인 여러분들의 사랑을 받고
슬픔에 빠진 분들이 다시 찾으실 웃음, 아마 동해바다처럼 푸르게 빛날 겁니다. 그리고 먼 훗날 언젠가, 쓰러진 여러분들의 어깨를 그분들이 다독여주실 겁니다. 189인의 꽃이여!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이순이 되어 꽃이라 칭하여 주니, 이리도 맘이 새뜻해진다.
한참이나 어린 시인이 두번이나 닥친 화마에 보따리 싸서 피난다니느라 고단했을텐데..
더 힘든 이웃을 생각하는 맘이 너무나 찡하게 만든다.
평상시에 얼마나 맑고 결 고운 성정이었으면
이 수많은 사람들이 단번에 이렇게 화합이 될까 실로 놀라운 일이다.
사실 난 알게 된 게 몇날이 되지 않는다.
&.. 몇날 며칠 그칠줄 모르는 산불 소식과
정치판에서 쏟아지는 말. 말. 말들과 오미크론 확산으로
정신적으로 너무 힘든 나날들이었다.
갠적으로 사진이나 글이 너무 좋아서 카스에 들락거리다가
정치색을 너무 드러내는 몇 사람들 때문에 적잖은 실망을 받은 터이다.
그러던 중에 만난 해무 이선정씨에게서 많은 위로을 받았다.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