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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눈동자를 가진 소녀

타인의 흔적/너와 나의 간이역엔...

by 이도화 (비닮은수채화) 2009. 4. 29.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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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에
봄이 오기를 바라던 왕이 있었어요
그의 나라는 여전히
눈으로 덮여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하지만 그 왕은 사악하고 야비했기 때문에
봄이 오지 않았어요
그의 왕국에 있는 겨울 들판에는
아무 것도 자라나지 않았지요

여행자가 문 앞에서
오로지 하룻밤 식량과 재워달라고
도움을 구했을 때
왕은 하인을 시켜
그녀를 쫓아내버렸어요
4월의 눈동자를 지닌 소녀를 말이에요

오 그녀는
모진 바람과 눈보라 속에서
추운 겨울 밤새도록 가고 있어요
말을 타고 내내 달렸어요
누군가 4월의 눈동자를 지닌
그 소녀를 도와주면 좋으련만

그녀는 숲속에 있는 초라한
사람이 사는 집의 빛을 찾게 될 때까지
밤이 새도록 말을 타고 달렸어요

그는 그녀를 집안으로 데려왔어요
그녀는 난로가 곁에서 숨을 거둡니다

그는 그녀를
정성을 다해 묻어주었어요

아침이 되자 눈으로 덮힌
온 세상 환하게 밝아졌어요
그가 그녀가 묻힌 곳으로
찾아왔을 때
그의 뜰은 4월의 눈동자를 지닌
소녀의 무덤 위에 꽃들이
울긋 불긋 피어나 있었어요

오 그녀는
모진 바람과 눈보라 속에서
추운 겨울 밤새도록 가고 있어요
달리고 또 달렸어요
그녀는 이제 세상을 떠나고 없어요
4월의 눈동자를 지닌 그녀는


4월이 내게 주는 풍경은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음악은...내 유일한 4월의 노래였었던 기억...

지금은 어느 하늘아래...
그 4월의 눈동자를 가진 소녀가 있을까..하면서..
이 흐린 수요일 밤에...
음악 하나를 다시 뉘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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