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흘리개 어린날들의 초상
어느새
우린 아버지를 닮아가고
또 엄마를 닮아가고 있구나.
불혹의 나이가 되고서야 고향 친구들이 하나 둘 떠오르고
따문따문 들려오던 소식들을 접하면서
그리움이 되고
우린 채우지 못한 갈증으로 한 곳으로 달렸지.
처음 경주에서 하나 둘 등장할 때마다
배를 잡고 웃었지...
왜 그리 남자 친구들은 모두 대머리들이 많은지...
하물며 킹카였던 멋진 녀석까지 말이야..
그땐 정말 무심한 세월이 약속하더구먼....
시원스런 성격에
위뜨도 강하고
얄미러울 정도로 가정 잘 꾸려나가고
음식 솜씨 주기고
무엇보다 내게 힘이 되어주는 나만의 단짝 친구!
고등학교 재수하면서
계란 농장에 일하는 너를 만나러 가는 날은 괜스레 짠한 맘이 들었었지.
검정고시하고 대학 진학까지 해내는 너를 보면서...
얼마나 든든했던지...
가난한 농가의 맏딸은
먼길 떠난 내 언니도 그렇고...
말 그대로 희생양이 돼버린다.
일찍 사회에 발을 디딘 널 만나러
명절날만 손꼽아 기다리며 설레었었지..
커다란 눈에 인형처럼 나붓이 내려앉던 그 긴 속눈썹..
천상 여자였던 너도 인제
소주잔도 곧잘 꺾고...
소리 내어 크게 웃기도 하고...
씩씩해져서 넘 조아... 조아..
너네 막창가게에서
영희랑 포항에서 온 덕이랑..
넷이서
손바닥만 한 가게방에서 우린 얼마나 깨가 쏟아지게 재미났었던지..
두고두고 추억으로 접어두었지.
술상을 사이에 두고
나랑 덕이는 합방? 까지 하고..
아침에 네가 끓여주던 그 추어탕 맛... 잊을 수가 없구나..
은쟁반에 옥구슬 같은 살가운 내 친구야...! 쪽쪽
그리고 또
경주로 포항으로 모임 때마다
대구에서 구미 울 아파트 아래까지 한결같이
픽업해주는 너무 고마운 친구 운성이!
어젠 남자라고는 딱 너 혼자
내 옆에 앉아 땀만 삐질 찌질 흘리던 그 모습이 선하다.
울 남자 친구들은 정말 착하고 순수하다..
돈 주고도 못 살 내 소중한 친구들..
나만의 친구이길 바랬는데..
어제 니들 둘이 너무 다정해서
사실은 쪼메 서운하기도 하고 내심 질투도 났었다야.
동성끼리도 이런 묘한 감정은 무얼까?
바삐 살아가는 동안
잠시 잊을 때도 오겠지..
하지만 엄마 품속 같은 고향...
그 고향 둔덕 곳곳에 우리들의 발자국이 남아있는 것처럼...
가슴속 내밀한 곳에 하나 둘 새겨져 있는 내 친구들아....
잘 살아야 덴다..
아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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