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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눈ᆢ

담숙한 눈짓/뜨락...

by 이도화 (비닮은수채화) 2020. 1. 28.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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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블친님의 글을 읽다가

배경음악으로 올려진 ' 밤눈 ᆢ' 이란

노래를 접하게 됐다

무디어진 감성의 결이

어느샌가 한올한올 되살아나듯 하며

나는

숨을 멈추고 그렇게 빠져들어갔다

최인호 작시

송창식 노래

최인호는 고3졸업식 전날 빈방에 홀로 앉아서

막연한 미래에 불안과 공포를 느끼며

밤을 새워 시를 썼다고 한다

입대를 앞둔 송창식에게 전해진 이 시는

두 청춘의 막막한 두려움과 설레이는 불안함이

어우러져 맘을 울리는 노래가 태어나게 된듯하다

' 다시는 만들 생각도 없고

그렇게 부를수도 없는 노래ᆢ'

라는 ᆢ송창식의 회상이다

 

최인호 시 ᆢ밤눈

 

한밤중에 눈이 내리네 소리도 없이

가만히 눈감고 귀 기울이면

까마득히 먼데서 눈 맞는 소리

흰 벌판 언덕에 눈 쌓이는 소리

 

당신은 못듣는가 저 흐느낌 소리

흰 벌판 언덕에 내 우는소리

잠만 들면 나는 그기엘 가네

눈송이 어지러운 그기엘 가네

 

눈발을 흩치고 옛 얘길 꺼내

아직 얼지 않았거던 들고 오리라

아니면 다시는 오지도 않지

한밤중에 눈이 나리네 소리도 없이

 

눈 내리는 밤이 이어질수록

한발짝 두발짝 멀리도 왔네

한발짝 두발짝 멀리도 왔네

 

 

 

시골옛집은

삽짝문 저 건너 공동묘지가 바라다보이는곳

이른 아침에 벌컥 열어젖친 방문 저 너머

선물처럼 밤눈이 내려진

공동묘지 중간즈음에

노루 한 마리가 오두마니 서 있었다

너무나 황홀한 아름다움에

소리소리 질렀다

마침 앓아 누워 계시던 울엄니한테

호들갑을 떤다고 퉁박을 들었지만

그때 그 풍경 한장은 지금도 선연하고

밤눈을 들으며

그시절에 다시금 가닿아 있는

나를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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