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에게 분양받은 게발 선인장은
잎은 무성하나 여즉 꽃소식이 없다.
매번 화초 키우기는 잼병이나,
행여나 하는 맘은 버리지 못하네.
어느 날 무성한 잎사귀에 물을 듬뿍 주다가
몇가닥 엉키고 떨어진 걸 줏어다가
버려진 작은 화분에 꽂아뒀다.
화분 사이에 묻혀 잊고 지낸사이에
오늘 보니, 꽃눈이 하나 맺혀있다.
?
볕 좋은 날 해바라기 시키려다
하룻밤을 창을 열어둔 채 지냈는데 얼지나 않았으려나..
어찌 하필 저 무성하게 휘 늘어진 곳에 꽃피울 일이지
어쩜 좋을꼬...
된통 찬 바람을 온밤 내도록 맞았으니...
오롯이 하나 맺힌 꽃눈에게 넘 미안스럽다.
무심한 내게 찾아와 준 꽃 눈 하나에
이밤 자꾸만 애가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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