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그리고, 목련!
미련 많은 겨울 자락 끝에
노란 꽃물 터트리며 찾아와 준 니가 참 좋다.
겨우내 꼭 다문 입술로 애간장 태우던 목련이...
톡
톡
톡
봄비 맞고 꽃망울을 벙그는 모습도 참 좋다.
천사...
난 분분...
떠나는 꽃잎들 앞에 선
아이의 눈망울이 난 참 좋다.
시인이 되어
화가가 되어
니 눈 속에 가득한 세계를 그려보고 싶구나.
정말 예쁘다. 꼭, 너처럼...
퇴근길에 답답한 맘에
털레 털레 배회하며 걷다가 시선이 가 닿은 옷가게 간판이다.
정말 예쁘다 꼭, 너처럼
저 고운 글귀 너머로 그려지는 얼굴 하나...
글을 잘 쓰도 넘치지 않고,
종교가 있어도 나대지 않고,
늘 그 자리에 서 있는
고향 옛집 신작로의 미루나무처럼...
그대가 있어 나는 참 좋다.
두터운 침묵으로
동안거에 든 개여울이
물꼬를 틔우고 바다로 흐르듯
언젠가는 너른 바다에서 만나리라는 무언의 약속 하나로
오늘도 숙제처럼 살아내려 한다.
빗소리가 참 좋은 금욜 오후다.
잠시라도 막막한 이 현실에서 벗어나
시골 옛집에 이불 깔린 안방에 드러누워
양철지붕 위로 떨어지는 비의 소나타를 듣고픈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