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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으로간 전원일기 ᆢ~♡

담숙한 눈짓/뜨락...

by 이도화 (비닮은수채화) 2020. 3. 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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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마다 도로가에서 만나는

아파트 담장아래 목련은

겨우내 입술을 꼭 다물고 있더니

꽃봉오리 벙거는 모냥을 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금욜퇴근길엔 몸살이 오려는지

손목도

어깨도

허리도 내려앉을듯 녹아내리게 아프다

살아가다 보면 몸살 정도쯤이야 하지만

시절이 하수상하니 괜시리 겁부터 더럭 나긴하네

잠은 또 왜그리 쏟아지는지

밤이고

낮이고 졸다 자다 깨다 반복하고

그예 비가 내린걸 보니

일기예보가 된 내 서글픈 몸띵이라니 ㅠ

 

풍선초 씨앗나눔 받은거

검색해보니 뜰에봄님은 삼월 중순즈음

심으면 된다고 하신듯한데

다른분들이 글 올린 날짜를 보니 오월이다

우선은 첨 해보는거니까

글에서 심는 방법대로

종이접시에 키친타올 깔고 물을 붓고

씨앗을 물에 불렸다가

깊게 심지 않고 얇게 묻었다

둥둥 뜨는 몇알은 거름이라도 되게 묻어주었다

동봉해온 나팔꽃은 사월하순에 심으면 된다는데

량이 많아서 몇알 화분에다 툭 던지듯

무심하게 심어두고 잊을까바

잘 보이는곳에 남은 나팔꽃씨앗을 두고

사월 하순즈음 마저 심기로 했다

 

코로나19때문에 극도로 심신이 고달픈지

무기력증이 생기고 세상 맛난것도

재미진것도 없이 덤덤하게 살아간다

베란다 창을 열었다가 닫았다가

환기정도 시키고

예전부터 좋아하던 오지나 때때산골

풍경이나 나오면 티비를 보는정도 ᆢ

요즘엔 전원일기가 재방되는 바람에

그거 하나 눈에 들어온다

나는 자글자글한 아랫목에 이불자락

펴놓은 저런집이 참말 맘이 편하다

먼지 한톨없는 깔끔찬란한 집에 들어서면

내옷에 먼지나 떨어지지않나 조심스럽고

불안해져서 남의집에 가는걸

그닥 좋아하진 않는다

 

배가 남산만한 복길이 엄마를 보니

강원도 때때산골 새닥시절이 떠오른다

어쩜 여자로서 가장 행복한 시기가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쌈이랑 비빔밥을 너무 좋아한다고

딸 낳을까바 어디가서 물어봤는데

아들만 넷 낳을거라며 벙긋벙긋하시며

들어오시던 시아버님의 얼굴이

지금도 떠오른다

복길이 엄마는 지금 시엄니가 그리도

소원 소원하던 아들을 낳았다

난산이라 수혈이 필요했고

마침 병원에 온 보배엄마와 혈액형이 맞아 수혈을 한다

퇴원하는 복길엄마네 마당에는

미리와 있던 영남이네 할머니랑 증조 할머니가

축하해 주시고 흥에 겨운 복길할머니는 금자동아  은자동아 춤을 추신다

대문에 떡하니 새끼줄에 고추랑 솔가지 엮어 달고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 들어 축하를 해준다

괜시리 눈물이 난다.


돈 아끼려 집에 산파를 불렀던 시엄니께서

힘들겠다고 가버린 산파때문에

작은 병원에 갔다가

큰 병원으로 가라는 의사말에 그제사 엠블런스를 타고 원주기독병원으로 가서

노란 물까지 게워내며 며칠을 잠못자고 아픈 허리를 문지르며 서성데다가

첫 아들을 낳았다.

원하는건 다해줄듯 하던 시댁에선

병원에 더 머무르고 싶은 나를 달래며 퇴원을 시켰고

둔덕위로 오르던 내눈에 뽀얗게 삶아서 빨아 널어 놓은 면 기저귀가

개선장군 깃발처럼 펄럭이는걸 보며

어깨 힘 빡주며 대문을 들어서던 그때가 생각이나네

조용하던 산골동네에 애기 울음소리가 나고

하루하루가 다르게 또롱해지던 울아이..

요즘은 비혼족도 늘어나고,

설령 결혼을 한다해도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사람도 너무 많다.

아무리 살아가는게 퍽퍽하다 한들,

남남으로 만난 부부사이에 아이 하나 없는건 넘 삭막하지 않은가..


칭얼대는 딸 아이를 안고 200킬로나 되는

광주로 간 대구 부모와

비를 맞으며 두 시간이나 마중 나와 있던 광주에 따뜻한 그분들..

주책없이 눈물이 자꾸만 흐른다.

사람과 사람사이에 유영하는 정이 있어

우린 이렇게 살아갈만 하지 않은가 싶다.

전원일기 속에 나오는 기러기떼 같은 할아버지 세분은

우리도 나도 걸어가야 하는 내일의 모습들..

어여 어여 이 답답한 시절이 지나고

방에 갇힌 울엄니도 마을회관에 다시 나가셔서

친구분들과 오순도순 웃음꽃 피울 날이 오길 바랠뿐이다

평범한 일상들이 이리도 행복이었음을 ..

이제사

참으로 절실히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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