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몰라라 하던 베란다 화초들을
내맘에도 어느 새 분홍 꽃물이 들었는지
문지방 닳도록 베란다로 들락거리며 보는 재미가 솔솔...
풍선초는 요만큼 자랐네요..
늘 깻잎만 두세장 달리던 내 수국은
또 먼길 떠나버리고
수국타령하던 내게 친정 엄니께서 꺾꽂이 해두셨다가 누군가 버려둔 화분에 심어서
구정에 주셨는데
집에 가져와서 베란다에 두자말자 날파리떼가 난리 난리...
지난 여름 말벌집과의 사투에 넘 트라우마가 생겨서 방충망을 열지도 닫지도 못하고 우물쭈물 거리다가
말벌퇴치하던 소방대원님 생각나서 사두었던 에프킬라를 할수없이 치면서두
엄니 손길이 닿은 화초가 죽을까바 애가 바싹탔지만,
다행히 여러번 약을 뿌려도 때깔좋게 잘 자란다.
음...까리하다
그기다 내가 좋아하는 보랏빛 꽃이 필거라니 날마다 딜따보면서 입이 벙실벙실..
화분마다 영역 표시하는 사랑초
나뭇잎배에 실어 본다..
벗님과 톡하다가
예전 유익종 노래가 넘 좋아서 테잎 사서 이리저리 선물하던 생각이 나서
서랍밑을 뒤지다가 툭 떨어지는 사진 한 장!
맨 왼쪽이 아부지, 그리고 중간에 계시는분이 의형제 맺은 내친구의 아부지...
울엄니 말씀으로 언젠가 딱 한분이 살아계시다고 했는데
노랑 노랑 꽃다지도
꼬물꼬물 냉이꽃도 예쁜 계절이다
살랑 바람불어올제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진다.
안소휘님의 사진작품이다
뚱쳐온거임...
다방커피 마시면서 가만히 들여다보면서
저 레일따라 천리 만리 떠나고픈 맴이다.
어느날
옛날 물건 파는 곳에서
추억돋는 저 뻘건통을 만났다.
시골 옛집에 우물이 있었지.
장독대에 트렌지스트 라듸오를 올려두고
손빨래도 하고 나물도 다듬고 엄마 도와드리던 우물가..
왼쪽 저 빨간통에 김치 담아 줄매어서 우물에 띄워 놓았던 그 아날로그 시절이
이젠 까마득히 사라져간다.
가난한 농가라
겨울이 오면 그 시절에 울 동네에선 보릿짚 땋기에 열을 올렸다.
미지근한 물에 보릿짚을 담궜다가
마디 부분을 엄지손톱으로 누르면서 당기면
속이 쏙 빠져나온다.
계집아이 머리땋기처럼 땋아서 안강 시장에 팔면
미싱으로 도르르 박아서 밀집모자를 만드는데 눈깜짝 할 사이에 하나가 뚝딱 완성되는걸 보며 신기해 했었다.
언니가 새벽녘에 울면서
대구 부자 친척집으로 일하러 떠나고
큰 오빠 학교보내느라 작은오빠가 한해 꿉었다.
말하자면 재수...
어린 그맘에 악착같이 벌어서 공납금내려고 기를 쓰고 보릿집 땋아 모으던 작은 오빠는
울엄니가 부엌 찬장 장만하느라 뺏어가는 바람에 담밑에서 한없이 울던....
한번은 작두에 손가락끝이 날라가서 약발라주는 아부지앞에서 못울고
담밑에서 엉엉 울다가
학교가던 동생과 내가 보이자 안 우는척 소 잔등을 쓰다듬던 작은오빠...
두세번 하던 사업이 부도가 나면서 무지 힘들었었는데
도시락 사업하면서 겨우 살만하니,
코로나19 사태로 또 기가 꺽이고 있다.
어여 어여 이 사태가 정상화 되어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길 진심으로 소망해본다.
마중물 부어
퍽퍽 거리며 물 자아 올리던
강원도 신리 둔덕에 만삭으로 뒤뚱거리며 바케스에 물받아 가마솥으로 날으던
그 새닥은 새치가 아니 흰머리가 희끗희끗 자꾸만 늙어간다.
언제 보아도 고운 눈썹달...
늦은밤 퇴근하는 나를 내려다 보며
토닥토닥해주던 너...
그옆에 또롱한 샛별 하나.
금성이래지...
기별이란 단어를 쓰고 싶었다.
막연히 어딘가에서
누군가에게서
봄바람에 실려 소식이 전해지면 좋겠다.
언제 또 오냐고 물었을때
꽃 피고 새 울면 오겠다는 그 약속이 아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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