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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한 바꾸 ᆢ

담숙한 눈짓/뜨락...

by 이도화 (비닮은수채화) 2020. 9. 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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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ᆢ
조금 서둘러 퇴근을 하고
855번 시골버스에 몸을 실었다
가을빛으로 물들어가는 들녁 풍경에 빠져
잠시 내가 선 자리를 잊고
풍경속에 들어가 또 하나의 풍경이 되어가다
어느덧 동명종점에 닿았다
넌덜머리 내는 병원밥에 시달리는 아이를 위해
치킨집으로
빵집으로 봉다리 봉다리 들고 지고
촌할매처럼 대학병원앞으로 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치킨을 보물단지처럼 끌어 안고 ᆢ
로비에서 만난 아이는
간에서 연결된 관끝에 달린 봉다리를 주머니에 차고
저번주보담 또박또박 걸음걸이에 힘이 생긴듯ᆢ
저늠엔 관이라도 언능 떼버렸으면
애달프다
밀린 이야기를 나누며
서너조각 먹고 보따리 쟁여놓고
시나브로 내리는 비에
우산을 받쳐들고
주차장 마당에 내려서 한바꾸 돌며 산책을 했다
오오오랫만에 가져보는 여유로움?

밤새 물 내리는 소리
저벅대는 발자욱 소리
늙은 환자 징징대는 소리
쫑알쫑알 달래는 보호자의 잔소리하는 소리가
멀어졌다 가까워졌다
문득 잠이 들었다가 커튼 너머 들리는 소리에
불에 데인듯 잠이 화들짝 ᆢ
가망이 없다네
집에 고만 가자네
안락사 하고프다네
훌쩍훌쩍이는 울음이 어어졌다가 끊어졌다가 ᆢ
식사하세요 소리에
또 하루가 열렸다
간단한 두어 수저 먹는둥 하고는
가을햇살 찬란한 마당에 내려섰다
아이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산책길에 만난
풀꽃 하나에도 감사함이 느껴졌다

피에쑤 ᆢ
얼굴빛이 조금 나아진 아이 얼굴을 보며
블벗님들 사립문을 잠시 들락데다가
사무치는 겨울 풍경들을 보며
문득 그리움이 밀려듭니다
누군가 그러더군요
그 역(사랑,외로움,그리움)마다
기다림의 역무원이 서성거릴거라는 ᆢ

두서 없는 글 몇줄 때문에
걱정해주신 블친님들 감사합니다
그 염려와 기도가 제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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