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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나들이...

담숙한 눈짓/뜨락...

by 이도화 (비닮은수채화) 2021. 1. 18.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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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조카 쭈나가

할무니댁에 같이 가자는 말에

더구나 울집까지 델러와 준다니, 고마운맘에 그리운맘에 길을 나섰다.

엄니 좋아하시는 치킨 사고

요래조래 장봐온거 항거 안고서 은빛 머리 킴여사 울엄니와 쪼우...

우리 삼총사는 다시 그렇게 뭉쳤다.

올만에 아주 올만에 만난 우린

밤을 하얗게 새우며 이런 저런 얘기 나누며

추억 서린 옛 앨범을 뒤적이며 깔딱 넘어가며 웃고 또 웃었다.

 

 

울아이 어릴적 사진도 보고

엄니 아부지 옛 사진...

지나쳐온 발자욱이 고스란히 베인 앨범속에 눅눅하고 익숙한 시간들이 꿈처럼 느껴졌다.

담날 아침 션한 소고기 뭇국을 끓여서 아침밥을 먹고

아부지 산소 아래 옛 고향

어릴적 그 시절에,

담벼락 사이를 두고 정 나누던 아지메,

그 친척 아지메가 늘 엄니를 찾아와

맛난 먹거리와 외로움을 토닥여 주셔 고마워 하시는 엄니 말씀에

딸기 한소쿠리 사들고

감사함을 전달하고...

쭈나랑 아부지 산소

먼저간 막둥이 울 동생 산소를 다녀왔더니,

엄니께서 조카들 어릴적에 만들어 주셨던

찹쌀 홋떡을 만들어 놓으셨다.

봉계 이모님댁에 가자고 해도

바닷가 드라이브도 싫다시고,

동생과 같이 다니던 약사암에 가자고 해도 손사레치시고,

산소라도 같이 가서 바람 좀 쐬자고 해도 마다하시더니

거동 불편한 그 몸으로 이렇게 노릇 노릇 따끈한 찹쌀홋떡을

이모님이 김장과 함께 보내주신 손수 만든 조청과 곁들여 내 놓으셨다.

이거 하나 만들어 먹이려고 그리도 외출하고픈 맘을 꾹 누르셨다니,

목젖이 아릿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용돈 드린거 몰래 지갑에 다시 넣어두셔서

돌아올때 엄니 의료기 침대위에 놓아드리고 다시 길을 나섰다.

더 작아진 주름진 얼굴과 굽어진 등...

한없이 흔드시는 가랑잎같은 거친손등이 지금도 선연하다.

구정에 다시 쪼우할 수 있으려나

제발 이전에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길 간절히 바래는 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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