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 일찍 핀 산벚꽃도 난 분분하니,
이 화사한 벚꽃도 이제 끝물인가 보다.
지치고,
힘든 시절에
환한 꽃등 켜들고 우리네 맘을 밝혀준 그 고운 맘 잊지 않으리.
무뚝뚝하던 굴참나무가
그제사 연초록 잎을 피워낸다.
훌쩍 커다란 키에 듬직하고 늠름한 나무 기둥을 매번 바라보며,
잎이 피어나길 기다렸는데,
묵묵히 제할일을 다하고 있다.
산등성이 오솔길을 들어설 적마다 왠지 정이 소록 가는 굴참나무이다.
울 아들 결혼식에 참석할 겸
설 큰 오라버니가 안강 엄니 댁에 미리 내려왔다면서
주례사를 보내왔다.
스테이플러로 안 찍고, 풀로 붙여 만든 책자에 맘이 찡해온다.
너덜거릴까 봐 집에 있던 상장 껍데기를 임시로 가져와서 나름 끼워봤다며
너털웃음 웃는 그 맘이 그대로 전해져 온다.
산보 나서려다 현관문 앞에서 주례사 읽어보곤 눈물이 찔끔...
동생 병상 생활할 적에도,
나이 어린 조카들이 난지 커서 행여 오해하거나, 맘 상하는 일 생길까 봐
꼼꼼히 병상일지를 책자로 만들어 주기도 했던...
저 굴참나무 같은 든든한 우리 집안에 기둥이다.
살아가다
살아내다가 때론 서운하고, 때론 상처 받아 샛눈뜨고 흘겨보며
시무룩해지다가도
결국 내가 기댈 곳도 내가 의지 되는 곳도 가족뿐임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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