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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뤌 시비뤌...

담숙한 눈짓/뜨락...

by 이도화 (비닮은수채화) 2021. 11. 14.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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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그날이 그날같은 나날들 속에 

어느 새 시비뤌도 허리춤 정도 채워져 버렸네요

연말이 가까워져 오면, 시간 흐름이 쏜살같다는 표현이 맞춤옷처럼 똭 떨어집니다.

그닥 중한 일이 없는날은 매양 산길을 오르고 둘레길을 돌아옵니다.

어느 날은 늘 그렇듯 핸폰만 들고 나섰다가

산길에서 비바람을 만나 섬처럼 고립된 자신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헐쭘한 등산화에 빗물이 잘방거리고 휘몰아치는 비바람은 더욱 더 섬처럼 느껴졌습니다.

까짓거 집에 가서 씻으면 되지모..하다가 천둥이 치니까 겁이 쪼메 나더만요.

 

그러다 저번 주말엔 고향친구 딸랑구 결혼식이 있어 포항으로 다녀왔습니다.

언젠가 제글에 등장했던 호우. 야전 음악 틀어놓고 춤추다가 마당으로 떨어졌던 그 친구.

양복입고 근엄한 표정으로 손님 맞이 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춤추다가 나가 떨어진 개구장이 친구모습이었죠.

예식이 끝나고 남친여친 모다 송도 바다로 달렸습니다.

좋아하는 각종 회와 낮술...그리고 수다 또 수다.

발그레해진 친구들과 바닷가를 거닐며 또 수다.

아쉬움이 남아 2차를 달리고 또 수다.

대구에서 늘 태우러오는 친구와 또 하나. 셋이 엄니댁에 가서 인사드리고

엄니댁 옆에 쪼그만 아파트 사둔 친구라 둘은 가고 엄니랑 회포를 풀고 돌아왔습니다.

우연히 그 친구에게서 울집 가차이 살고 있던 친구를 알게 되었습니다

고향 옛집의 뒷동네( 언니가 시집갔던)에 살았던.

군대 5년 포항에 머물다 엘쥐에 입사에 다니다가 올 2월에 퇴직하고 3개월쯤 놀다가 놀이삼아 개인택시를

시작했다더군요. 이름하고 얼굴만 어렴풋하고 말 한마디 나누지 않았던 친구.

집앞 커피숍에서 차 한잔하며 살아가는 얘기 나누다가 헤어졌는데.

그저께는 갑자기 팔공산에 영화보러 가자고 해서 오랫만에 자동차 극장도 다녀왔네요.

앞산외엔 집에 콕 박힌 나는. 갑자기 세상 구경하는 집시가 된 기분입니다.

 

고향친구중 남친들은 상조회를 오랫동안 탄탄하게 해 오던 터인데

여친들은 아무래도 저조해서 이번 기회에 회비도 매달 걷우고 체계적인 모임을 하기로 하고 헤어졌는데

총무를 정해 통장 만들기로 한 친구가 조용해서 이상하다 생각했더니, 

디스크에 신경이 눌려 꼼짝도 못한다는 대답이 들려 화들짝 놀랐습니다.

여친 단톡에 또 다른 친구는 무릎에 연골이 하나도 없다한다면서 환자복입고 다리 동여맨 사진을 올렸더군요.

다들 이렇게 하나둘 아프고 상처나고 시들어가는구나 싶어 맘이 쓸쓸합니다.

블벗님중 구절초 시인님이 돌아가셨네요. 그렇게 아름답게 가꾸어가던 미산동산은 어찌되는걸까...

나날이 창백해가던 아내분 얼굴이 떠오릅니다.

소식 뜸해져 걱정되던 무념이 돌아오셨네요. 어여 완쾌되시길 바래는 맘입니다.

우리 모두 컨디션 조절 잘해서 겨울맞이도 잘 하고 

소풍나들이 끝나는 날까지 행복하고 건강하게 잘 지내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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