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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어리 장갑

담숙한 눈짓/뜨락...

by 이도화 (비닮은수채화) 2021. 12. 17.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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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어리 장갑

삶의 질곡을 따라
아슬아슬 곧추세우고

논밭으로
공장으로
분주하던 내 엄니

날 선 피곤이 머리끝까지
차오르던 날

급정거 통근차에 쓰러져
마디마디 피고름 맺히고

득달같은 세월에 떠밀려
살고 지고
살고 지고

다시 또 왼손 마비
어이하나
어이할꼬

끼워지지 않는 장갑에
겨우 스친 생각 하나
가난한 손모아장갑

내 엄니
전동차, 유모차에
먼지만 쌓여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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