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창민이는 할머니와 둘이서 살아요. 할머니께서 해파리에 쏘인 후부터 숨비소리를 읽어버리셨대요. 창민이는 바다를 무서워하지만, 할머니께 숨비소리를 찾아주겠다고 약속하지요. 왜냐하면, 할머니를 사랑하니까요. 사랑은 용기를 불러와요. 용기는 희망을 안겨줘요. 창민이가 돌고래를 타고 떠나는 바닷속 멋진 모험! 바다는 환경오염 없이 안전할까요?
쉿! 비밀인데요. '영등할망' 어릴 적 모습도 만날 수 있어요.
제주시인 김도경 작가님을 처음 알게 된 건
2006년 다음 카페 '유로 라이브'라는 포크 가수 '유로 김철민'의 팬 카페였다.
통기타 음악을 좋아한다는 분모 아래 모인 뭇사람 중에 유난히 정이 갔고 그분의 글도 좋아했었다.
이후 한 걸음 한 걸음 문인의 길을 들어서며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지켜보며 응원하는 열렬한 팬의 한 사람이 되기도 했다.
첫 시집 '서랍에서 치는 파도'와
두 번째 시집 '어른 아이들의 집(集)'
그리고, 어른과 아이들이 함께 읽어도 좋을
'할머니의 숨비소리를 찾아라'를 보내주신 고마움에
비타민이 되고 아까징끼가 되어 몸도 마음도 치유되는 느낌이다.
바쁜 일정을 소화해 내다가
몇 날 며칠을 된통 앓았고 몸이 아프면 마음은 몇 배 더 우울해지는 습으로 인해
세상과 단절된 칩거 생활 중에 문득 찾아든 동화책 한 권으로 상상의 나래로 맘껏 젖어 들게 되었다.
다시 꿈을 꾸게 되는 희망도 품게 되고 놓아버린 책도 다시 펴게 되었다.
놓쳐 버린 시간이 아쉽지만, 아직도 올해 중 남은 몇 날이 소중하게 생각된다.
소중한 인연으로 이어짐을 감사하며 잊지 않고 일용할? 책들을 보내주신 인연들에 감사를 드린다.
며칠전에 읽은 詩가 자꾸만 뇌리에서 맴돈다.
혹여 나처럼 몸도 마음도 지친 분이 계시다면 꼭 읽어 보길 바래본다.
눈 사람 자살 사건 / 최승호
그 날 눈사람은 텅 빈 욕조에 누워있었다
뜨거운 물을 틀기 전 그는 더 살아야 하는지
말아야하는지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더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자살의 이유가 될 수 없었으며
죽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사는 이유 또한 될 수 없었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텅 빈 욕조에 혼자
누워있을 때
뜨거운 물과 찬 물 중에서 어떤 물을 틀어야
하는 것일까...
눈사람은 그 결과는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뜨거운 물에는 빨리 녹고 찬 물에서는 천천히
녹겠지만
녹아 사라진다는 점에서 다를 게 없었다.
나는 따뜻한 물에 녹고 싶다.
오랫동안 너무 춥게만 살지 않았는가...
눈사람은 온수를 틀어 자신의 몸이 점점 녹아
물이 되는 것을 지켜보다 잠이 들었다.
욕조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눈사람 자살 사건> , 달아실,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