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숙한 눈짓/뜨락...(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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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털이...
냉장고 안의 가장 큰 요주의 물건? 은 정체모를 깜장 봉다리다. 직장으로 집으로 동동거리다 보면, 자칫 블랙홀에 빠져들기 쉬운 게 바로 냉장고가 아닐까? 덤벙 데는 아이방에 들어서 잔소리는 자주 하면서도 내 영역 공간을 가끔 둘러보면 귓불이 빨개질 때가 있다. 맘먹고 냉동실부터 털어내고 힘들게 닦아낸다. 내용물들이 거실 바닥에 널브러진다. 역시나 정체모를 깜장 봉다리가 수두룩하다. 일단 싹 다 베껴내다 보니, 재작년 묵은지 세 봉다리..( 요건 야외에서 삼겹살 구워 먹을 때 쓰려고 했는데... 깜장 봉지에 쌓여 뭔지 모르고 넘어간 듯... 섬진강 재첩국 한 봉, 엄마 쪽 밭에서 일궈낸 풋고추를 먹기 좋게 썰어 한봉 다리, 마늘은 다져 살짝 얼 쿠어 한 번씩 먹기 좋게 칼집 넣어 한봉 다리, 밥에 얹혀먹을..
2011.08.25 -
톡~ 하며 나누던....
재작년 어느날 티비 채널을 일루 절루 돌리다가 홈쇼핑에서 공짜폰이 나오길레 두툼한 내 핸펀이 거주창스러워 2년짜리 약정기한으로 하나 게비했다. 참 희한한건 어쩜 그리 알고 한달전쯤에 자꾸만 절로 꺼져버린다. 어디 또 헐쭘한거 없을까 하다가 이젠 스마트폰이 마카 다 점령하고 에지간한건 ..
2011.08.17 -
이제사....
어버이날 하루 전 생각만 해두 눈물이 나는 울엄니 아부지 만나러 고향집으로 달려갔다. 고향 어귀 울 막둥이 내 동생 산소에 먼저 들러보니, 단풍나무 만리향 향나무... 땅의 향기 맡으며 잘 살아주었고.. 상석 밑에 벗의 손길일까... 아픈 내내 못 피워본 담배가 뽀송하니, 손에 잡혀 불을 댕겨주었다. 지루한 여름이 지나고 나서 봉분 위에 저 깜장 망을 들어내고 나면 맘이 후련해지려는지... 가만히 쓸어 담아본다.. 잘지내지럴? 아부지 엄니... 사립 문밖에서 서성이다 방갑게 맞이해 주신다. 속울음을 누르며 가만히 손을 꼭 잡아드렸다. 울 엄니 쪽밭엔 보들보들 상추 참나물... 고추 양파 마늘... 머위 별거 별거 다 자란다. 준비해 간 수육 거리에 레시피를 펼쳐놓고 정성스레 수육을 삶았다. 삼겹살을 좋아..
2011.06.01 -
콩닥콩닥~~~
< 사진...단꿈님> 풀내음과 땅에서 올라오는 아지랭이 부드러운 봄바람을 좋아하시나요? 뜨거운 태양아래 한줄기 여름 소나기 먼지 바람은 어떠한지요? 낙엽 타는 냄새랑 같이 오는 가을바람은 내 바바리 코트깃을 세우고 낙엽 밟는 조용한 여자이고 싶을때도 있지 않은가요? 다 벗어버린 회색나..
2010.05.29 -
빈둥지의 하루...
비칠비칠 거울앞에 서 보았다. 밤새 된통 앓고 난 이후라 창백한 낮달처럼 둥실 얼굴 하나가 떠오른다. 온몸이 걸레조각처럼 너덜거린다. 사는건 늘 이렇게 동그라미를 그려간다. 하나를 채우고...또 다시 살아내고 또하나를 채우고.. 엄마 아부지의 다섯손가락은 이빨빠진 동그라미처럼 네 손가락이 ..
2010.05.24 -
변태아저씨만 조심하라던...
닝게루 홀짝이며 배워놓은 이후론 스스로 자신이 어지간히 밝아졌다고 치부하곤 하지만... 더러운 천성은 어디 가지 못하는지 세상과 맞짱뜨질 못하는 이 하찮은 성미는 맞짱 뜨긴커녕 자리부터 깔고 드러누워 버린다. 그 우라질 자리는 특히 잠자리는 늘 그 자리가 아니면 잠들지 못하는 개도 못 물고 가는 지경이다. 에미가 이지경이다 보니, 딱 항개뿐인 아들이 걱정이 되었던지 변태 아저씨만 조심하라며 세이란 사이트를 알켜 주었다. 음악도 듣고...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도 듣고.. 시도 읽고 좋은 글도 읽고... 제발 시체놀이 좀 ㅡ그만하라고.. 지금 생각해보면 사이버 인연이란 게 그즈음 생긴 거 같다. 태어나 첨으로 가입한 세이란 대해에 동갑내기 클럽에서 한동안은 참으로 신기하고 즐거웠고 고향 친구처럼 정을 느끼기..
2010.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