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숙한 눈짓(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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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택배 문자가 왔는데 시킨 게 없어 잘못 왔나 보다 하고 들여다봤어요 오랜 블로그 벗님이 보내주신 선물이네요. '들꽃잠 패션'에서 나오는 천연염색 단풍잎 실크 스카프와 클렌징 폼, 샴푸랑 바디 클렌저 대용이 되는 구절초 비누가 담겨 있어요. 내일 한복 입어야 하는데 보랏빛 저고리와 참 잘 어울릴 거 같아 자꾸만 웃음이 납니다. 따스한 정이 담뿍 담긴 선물로 인해 오늘 하루가 너무 행복합니다. 울 님들도 행복한 하루 엮어가세요.^^
2022.10.26 -
하루
감나무 잎이 볼을 붉히며 떨켜가 생겨나고 한들한들 갈바람 타고 이별의 춤사위를 하는 계절이다. 묵은 가지 끝에 매달린 붉은 감이 노을빛을 받으면 그보다 더 고울 수가 있을까 말캉해진 기분으로 분이 언니 일당들과 합류하러 가는 길엔 늦가을에 가장 좋아하는 감나무들과 하얗게 손짓하는 갈대와 산국들이 어우러져 수채화 한 폭으로 그려지고 있었다. 동네 미장원처럼 쏟아지는 수다와 뽕삘 함유 곡으로 아뜩해지는 마음으로 바다로 내달린 하루가 탱탱하게 나를 당겨 주고 있었다. 뽀도독 닦아놓은 듯한 면경같이 맑은 날의 바다는 갯바위에 부딪혀 하얀 눈처럼 흩날리던 파도 하나 없이 아득한 수평선 너머 푸른 하늘이 가득 내려앉아 있었다. 칠포 월포를 지나 강구 어시장에 내려 할머니들이 투박하게 막 썰어주는 회를 잔뜩 사고 바..
2022.10.23 -
선물
근래 시집 선물을 자주 받는다. 시집만 보면 제일 먼저 챙겨주고픈 카친 벗 수채화라고 하시던 경주 예사랑 천연염색공방 대표이신 천성순 작가님이 보내주신 진란 시집 '슬픈 거짓말을 만난 적이 있다' 그리고 지금 머무는 문학카페에 계시는 청심 제성행 시인님의 첫 시집 '가슴으로 듣는 노래'이다. 시집만 보면 제일 먼저 챙겨주고 싶다는 그 말에 목젖이 아린다. 얼마나 고마운 마음인가 그리고 첫 시집을 엮으려면 얼마나 피와 땀과 고뇌가 서린 것인가 그 시집을 내게로 보내주신 그 고마움에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할지... 사실은 그분이 카페에 시를 올리실 적마다 꼭 필사를 하곤 했다. 감성에 결이 맞다고 해야 할까 어찌 내 맘을 알고 이리 보내주셨을까 참으로 감동이다. 슬픈 거짓말을 만난 적이 있다 진 란 하루 종..
2022.10.13 -
가을 나들이
올해 내 생일은 제주 여행 가기로 약속하고 대충 넘어가려 했는데 약속도 없이 아들과 며느라기가 집으로 왔다. 금오산을 갈까 팔공산을 갈까 망설이다가 오랜만에 한티재로 향했다. 가을이 깊어갈수록 하늘과 구름이 더없이 맑고 곱다. 팔공산으로 향하는 길은 시골 풍경이라 맘이 포근하다. 점심으로 꿩 샤부샤부를 먹고 구비구비 한티재에 올라 커피 테이크 아웃해서 야외에서 마시니 한결 분위기가 좋았다. 커피 마시다가 시화전 얘기가 나왔는데 며느라기가 내 시를 읽고 울었다고 했다. 왠지 그냥 뭉클했다는.... 시는 어렵고 자신이 없는데 확실한 팬 한 사람은 확보한 거 같아 내심 기분이 좋았다. 군위쪽으로 넘어가서 오랫만에 제2석굴암에 가보았다. (군위 아미타여래삼존 석굴) 군위군 부계면 남산리, 팔공산 연봉 북쪽 기슭..
2022.09.30 -
씨앗
2022 YTN 서정문학 남산 시화전이 남산 서울타워에서 9월 24일부터 10월 30일까지 전시된다. 시는 어렵고도 어렵지만 엄니와의 일상을 맘 편히 적어 보았다. 내 생에 첨 참가해 보는 시화전이라 설렘 가득이다.
2022.09.25 -
지난 하루
소파에 느긋하게 앉아있는데 베란다 너머 너른 창이 발그레해져서 복도로 나가봤어요. 온통 하늘빛이 예사롭지 않더군요. 이 웅장한 대 자연 속에 나란 사람이 존재하고 있다니... 저 찬란함이 찰나에 사라지더군요. 우리네 인생처럼 내 인생 후렴구가 걸린 하늘을 바라보며 곱게 익어가기를 다짐해 보았습니다.^^
2022.0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