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흔적/시가있는 언덕배기엔...(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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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바다 성산포..........
그리운 바다 성산포 / 이생진 시 살아서 고독했던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 살아서 가난했던 사람 그 빈자리가 차갑다 난 떼어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 배에서 내리자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 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 이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 나만 등..
2009.03.30 -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가끔씩 그대 마음 흔들릴 때는 한 그루 나무를 보라 바람부는 날에는 바람부는 쪽으로 흔들리나니 꽃 피는 날이 있다면 어찌 꽃 지는 날이 없으랴 온 세상을 뒤집는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밤에도 소망은 하늘로 가지를 뻗어 달빛을 건지더라 더러는 인생에..
2009.03.20 -
낮 꿈...
낮달에 반지를 끼워주는 저 거지와 공터에서 기러기 울음을 우는 비닐 봉지들과 낙태한 아기를 이름짖고 있는 아버지와 담쟁이덩굴이 올라가는 그의 눈동자와 나란히, 봉사처럼, 서로 뒤를 잡고, 무슨 길이라도 되는 듯이 장 석남...
2009.03.02 -
파 모종
어머니 낡은 노트에는 글씨도 삐뚤고 숫자도 삐뚤다 산골에서 어렵게 배운 글이다 밭에 나간 우리 어머니 땡볕 아래 파모종을 하고 있다 대충대충 심는 거 같은데 반듯한 이랑마다 파모종을 한 줄로 곱게 세워 놓았다 글씨는 삐뚤어도 저렇게 사 남매를 키우셨나 보다 어머니 마음밭에도 이랑을 만들..
2009.02.09 -
종로3가 역에서 /손희락 2009.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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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이 쓸쓸하여... 도 종 환
이 세상이 쓸쓸하여 들판에 꽃이 핍니다 하늘도 허전하여 허공에 새들을 날립니다 이 세상이 쓸쓸하여 사랑하는 이의 이름을 유리창에 썼다간 지우고 허전하고 허전하여 뜰에 나와 노래를 부릅니다 산다는 게 생각할수록 슬픈 일이어서 파도는 그치지 않고 제 몸을 몰아다가 바위에 던지고 천 권의 책을 읽어도 쓸쓸한 일에서 벗어날 수 없어 깊은 밤 잠들지 못하고 글 한 줄을 씁니다 사람들도 쓸쓸하고 쓸쓸하여 사랑을 하고 이 세상 가득 그대를 향해 눈이 내립니다
2009.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