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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자꽃 전상서
이 세상 소풍 나들이를 끝내고 나면 작은 흔적으로 남을 나의 첫 시집! 선천성 그리움과 형벌 같은 이별, 그리고 남은 사람들과의 애환을 그러모아 엮어보고 나니, 또 다른 생각들이 연이어 들어선다. 이제 그만 자발적 고립에서 벗어나 사람들과의 소통을 꿈꾸어 보는 바람으로….^^
2024.05.04 -
어느 시인의 이야기
사과 전기웅 지난 폭우에 떨어진 사과를 바닥 한군데 둥그렇게 모아놓고 끌고 온 리어카에 하나둘 태운다 구석진 자리이기는 해도나름 북적대는 시장 가판대 위로 데려간다 둥근 플라스틱 바구니에 담아둔 저들끼리 가슴과 가슴을 서로 껴안는 사과 모자란 햇살에 풋내나는 사과는 햇살을 조금 더 쬐어준다 장날 구경 꼭 가고 싶어 하셨는데 사는 게 바쁘다는 핑계로 눕혀둔 방 어머니를 이제야 모시고 나오다니! 불러 모은 사람들 눈빛에, 죄스레 골고루. 천천히. 속속들이 닦아 말리고 있다, 뒤늦은 후회로 ◇전기웅= 2016년 계간 ‘서정문학’으로 등단. 형상시학회 회원. 시집 ‘촛불 바위’가 있음. 삶의 막다른 길에서 죽음을 선택하려고 강가를 서성거리다가 누군가 벤치에 놓고 간 시집 하나를 발견했다고 한다. 그 시집은 신경..
2023.06.02 -
하루
먼저 간 동생네랑 대구에서 합류한 다음, 엄니 댁으로 달려갔다. 차창 너머 온통 금계국의 노란 꽃물결로 꽃 멀미를 하면서 그리운 엄니 얼굴 마주할 설렘으로 가득했다. 올케가 준비해 온 김밥과 음료로 새벽부터 나선 걸음에 허기를 채우며 엄니 드릴 옷을 미리 준비해 온 정성에 감동했다. 남편 없는 시댁을 가면서 엄니 좋아하는 김밥과 암자에 가실 때 입으실 옷까지 사 온 정성에 울컥해졌다. 무엇보다 애조카 준하랑 레바논 파견 다녀온 재호까지 함께하니 얼마나 든든하고 울 엄니 얼굴에 꽃이 필까 내 맘마저 콩닥하였다. 화들짝 팔 벌려 맞이해 주시는 울 엄니, 거동도 불편하신데 식혜를 가득가득 만들어 놓으셔서 또 한 번 울컥했다. 올케가 사 간 옷을 입혀드리고 동생과 언니랑 아버지까지 천도해 드린 약사암으로 가서 ..
2023.05.30 -
능수매
나붓한 속눈썹 사뿐히 드러내고 먼 길 오시느라 고단도 하련마는 발그레 비밀의 향기 건들바람 허벙 짚네 바람난 가지마다 꽃단추 여며두고 가지 끝 폐포처럼 영그는 별 몇 줌 달빛의 거문고 선율에 자지러지는 저 꽃잎
2023.05.17 -
선물 2
선물 시조라곤 학교 다닐 적 달달 외우던 시조 음수율 343434343543이 전부였던 제가 어느날 문득 단시조 매력에 빠졌답니다. 조금씩 조금씩 흉내를 내다가 써 본 '꽃무릇' 을 본 어느 문우님이 고맙게도 시화를 만들어 주셨네요. 그저 글 읽고 댓글 나눈 몇 날 되지 않은 인연임에도 이렇게 관심을 가져 주심에 감사하는 마음이 큽니다. 마치 따스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느낌이에요!^^
2022.12.25 -
어느 하루
옛살라비 소 치던 아이들 또롱한 눈망울들 너럭바위 품에 안겨 해종일 잔즐거림 갈바람 슬어 놓아 둔 사무치는 기억들 자오록한 물안개가 비밀처럼 피어나는 강둑 길 저 너머에 얼비치는 옛 그림자 아희야 어디로갔니 물새 홀로 외따로워 ♥몇 개월전부터 다짐 받아 둔 고향 친구 모임이다. 복닥거리는 동창회 동기회가 아닌 께벗고 자라던 마실 친구들과의 하루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시간이고 또 하나의 추억이 되었다.♥ 경주 포석정에서 오리백숙 먹고 남산 아래 삼릉, 솔라떼 카페에서 차 마시고 터미널 옆 정회 본점에서 회랑 매운탕, 초밥 등등 쏘주 항꼬뿌는 당근이지요.^^ 사실 수필 등단식이 서울에 있어서 겹친 날이지만, 친구들 보고픈 마음에 경주로 달린 하루가 또 하나의 추억으로 기억 저장고에 쟁여 놓았습니다.^^
2022.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