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숙한 눈짓/나의 詩...(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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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못이루고 ᆢ
온 사방이 까무룩 잠이 든 밤 초침이 원을 그리는 소리가 찰' 찰' 찰' 찰' 오롯이 살아남아... 장하도다 이따금 바람이 창을 흔들다 무언의 이끌림으로 베란다 창을 열어보니 와락 밀려드는 바람이 시리다 푸른 신호등을 향해 하얀 실로폰을 밟으며 걸어가는 푸른 청년과 멈추어 선 빈 택시 하나 ᆢ 잠들지 못하는 그대들도 있구나 텅 빈 하늘에 달을 찾다가 돌아서는 발걸음에 화분 하나가 쏟아진다 멍하니 어디론가 달려가던 창백한 영혼 하나가 그만 현실에 덫에 걸려들었다
2021.02.20 -
꽃 피고 새 울면ᆢ
끝이 보이는 사랑을 해보았는가? 시선은 달큼한데 목젖은 쓰리디 쓰린 내딛는 발걸음마다 이별이 다가서는데 걸어가야만 하는 우리 그대가 남겨둔 약속은 꽃 피고 새 울면 그 기약은 여전히 기약인 채로 겨울이 두툼해져 간다 시간이 흐르면 얇아지는 겨울 깃으로 봄이 파고들겠지 다시 또 꽃 피고 새 울면, 긴 그리움으로 해바라기 되어 담장을 넘어서겠지
2020.12.26 -
보아주오....
그대 내뿜은 담배연기 사이로... 떠올랐다 사라지는 그리움하나. 상처만이 남은 아픈멍울을 나는 보았네. 보고말았네 그대가 잔잔히 불러보는 노래에도 떠올랐다 사라지는 아쉬움하나 앙금으로 남은 아픈 흔적을 나는 보았네. 보고말았네 푸르른 산같은 당신에게도.. 사랑이 있었구나 이별이 있었구나 흐르는 강같은 당신에게도 . 아픔이있었구나 상처가 있었구나 그대여! 이제는 그대여 보아주오. 무심한 바람결에 흩어져버릴까 상처 동여메듯 묶어놓은 내 그리움도 보아주오. 그대여! 이제는 그대여 보아주오. 각혈처럼 선명하게 다가서서 잠들지 못한채 서성이는 내 미련도 보아주오. 그대여 보아주오. 그대여 보아주오 오래전 노랫말을 만들다가 미완성이 되어버린...
2020.08.09 -
소라의 꿈 ᆢ
들리나요? 그대ᆢ 달이 떴어요ㆍ 눈썹달이ᆢ 한껏 뛰어올라 그네를 타고 싶어요ㆍ 짐짓 가만가만히 그대 그려 보려고요ㆍ 들리나요? 그대 ᆢ 뭇 서리가 내렸어요 그대보다 먼저 ᆢ 웃자란 그리움이 그만 그만 풀이 죽었네요 들리나요 들리나요 가만가만히 귀 기울여 보아요 파도소리 갈매기 소리 내가 그댈 부르는 소리
2019.12.27 -
다락 교회 ᆢ
사진ᆢ뜰에 봄님 (키르키즈스탄 여행중에서 ᆢ) 수국 향 떠 다니던 다락 교회에 멋 모르던 첫 발자국 아련히 떠오르네 요래 요래 좌우로 몸을 흔들며 낯선 듯 낯설지 않은 찬송가도 불렀었지 슬그머니 기도중 두리번두리번 웃음이라도 쿡쿡 터져버리면 애먼 입술 잘 강 잘 강 척이라도 해야 했어 어설픈 기도 우와라~' 신나는 점심시간엔 멸치 육수 국물에 그 잔치국수! 먼 먼 세월의 뒤안길에도 두고두고 애틋한 추억이라네 ᆢ
2019.12.11 -
토악질...
생울음 토해낸 텅 빈 가슴에 또 하나의 검은 강물이 흐른다. 할딱이는 심장은 어딘가에 실핏줄을 터뜨리며 아득한 나락으로 저며 든다. 내 생에 남루한 사연들이 삭풍에 뉘어져 고단한 고개를 떨군다. 아! 뉘 있어 검 푸른 겨울 하늘을 바라볼까? 아려오는 상흔 위로 때 이른 손톱 달만이 오롯이 내려선다.
2010.12.16